"20만원대 14만원대 5만9,000원"

디아이및 신성이엔지와 삼성전자의 주가를 보면 주가는 덩치나 수익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덩치를 나타내는 자본금이나 수익력을 나타내는 주당순이익(EPS) 모두
삼성전자가 제일 크나 주가는 꼴찌를 맴돌고 있다.

그것도 3.4배나 2.4배라는 엄청난 차이로.

이들 3사의 가격차이는 디아이와 신성이엔지가 상장된 지난 7월31일만해도
어느 정도 "순배열"을 나타냈다.

디아이 7만9,500원, 삼성전자 7만원, 신성이엔지 2만3,800원이었다.

그러나 주력제품인 16MD램 가격폭락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계속 미끄럼을
탄 반면 반도체 장비업체인 디아이와 신성이엔지는 상한가 행진을 계속,
주가가 큰 폭 올랐다.

급기야 디아이는 16일 장중 한때 20만원까지 올라서 주가차는 더욱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주가 "역배열" 현상은 오는 18, 19일 공모주 청약을 받는 LG반도체의
상장후 주가전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증권사들은 LG반도체 주가가 3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반도체 주당순이익(EPS)이 2,100원선이고 삼성전자의 PER가 15배 수준
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상대주가가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업체와 장비업체의 주가차별화가 더욱 진행될 경우
주가는 더욱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더 크다.

"삼성전자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이같은 주가 "역배열"은 이상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병서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반도체 경기변화는 생산업체와
장비업체 사이에 6-10개월의 시차가 있다"며 "삼성전자가 고전하고 있는데
디아이 등이 계속 승승장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디아이와 신성이엔지등의 PER(주가수익비율)가 시장평균을 2배이상
상회하고 있어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

<홍찬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