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상반기 공기업(정부투자기관)들의 영업실적이 시원치 못했다.

18개기관중 절반인 9개기관이 적자를 내거나 순익이 줄어들었다.

물론 외형이 커졌고 실적이 좋아진 기관도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론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반기엔 전반적인 사정이 더욱 나빠질게 분명해 이들기관의 경영성적표는
더욱 악화될수 밖에 없다.

감량경영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11일 재정경제원이 18개 정부투자기관의 올해 상반기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기관의 매출액은 18조8천5백3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15조9천8백
62억원에 비해 2조8천6백77억원(17.9%) 증가했다.

반기순이익은 1조9백32억원으로 지난해의 1조8백20억에 비해 1백12억원
(1.04%) 증가에 그쳤다.

외형이 큰폭으로 늘어난데 비하면 순이익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나 다름없는
모습이다.

석탄공사와 수자원공사는 적자를 지속했고 한국전력 대한주택공사 한국통신
석유개발공사 광업진흥공사 농어촌진흥공사 등은 순이익이 큰폭으로 감소
했다.

반면에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 담배인삼공사의 경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백~4백% 가량 증가, 투자기관간 성과가 크게 차이가 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공사는 판매부진으로 적자폭이 96억원에서 2백3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수자원공사는 적자폭이 줄기는 했으나 발전.수도용수부문의 경영악화로
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6억7천9백만원의 순이익을 냈던 광업진흥공사는 올해
상반기순익이 90% 감소한 6천4백만원에 그쳤다.

한국통신은 반기순이익이 2천6백17억원에서 1천1백54억원으로 55.9%나
감소했다.

감가상각방법변경에 따른 감가상각액 증가영향이라는 설명이다.

한전의 경우도 자산재평가에 따른 감가상각액이 2천3백억원 늘어나
반기순이익은 4천5백35억원에서 3천3백35억으로 26.5% 줄어들었다.

주택공사는 미분양아파트증가에 따른 인한 현금유입부족으로 수입이자가
감소, 반기순이익이 8백53억원에서 7백46억원으로 12.6% 줄었다.

부동산경기침체는 토지개발공사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토지대금납입이 올해로 이월돼 순이익은 5백25억원에서 9백2억원으로
71.9%나 급증했으나 매출액이 1조1천7백38억원에서 1조1백52억원으로 13.5%
나 감소했다.

18개 정부투자기관중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토지개발공사가 유일하다.

국책은행들은 매출액 격인 영업수익은 20%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나
유가증권매각차익이 많았던데다 올상반기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섬에 따라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한국산업은행은 반기순이익이 2백2억원에서 9백84억원으로 무려 3백88%
늘어났고 42억원에서 1백92억원으로 3백56% 증가했다.

담배인삼공사도 담배가격인상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9백56억원에서
2천14억원으로 배이상 늘었다.

< 김성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