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휴 은행감독원장은 "앞으로 은행간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적극 지원하되
합병을 감독당국이 주도하기 보다는 당사자간의 자율적 결정에 의해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자회사설립의 자율화폭을 확대, 은행의 겸업화를 지원하고 금리및
수수료를 실질적으로 자유화하는 등 금융규제를 크게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장은 9일오후 한국과학기술원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열린 금융공학과정
수강생대상의 초청강연회에서 "금융환경변화와 은행감독방향"이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원장은 "국내 7대시중은행의 자기자본과 총자산을 전부 합해봐야
세계에서 각각 10위와 28위에 불과하다"며 "은행들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은행의 대형화를 적극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원장은 그러나 금융당국이 주도적으로 합병을 유도하기 보다는 세제지원
등 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할수 있는 여건을 조성, 자율결정에 의한 합병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정부가 은행간합병의 적극적인 유인책마련과
지배구조개편을 추구하고 있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이원장은 이와함께 은행산업의 대내외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은행감독의
역점을 둬 <>금리및 수수료를 실질적으로 자유화하고 <>자회사설립의 자율
화폭확대로 은행의 겸업화를 지원하며 <>금융상품 관련규제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등 경쟁제한적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여신심사기능강화를 통한 부실채권발생예방 <>부실채권의 조기정리
유도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시스템의 고도화 등을 통해 은행 스스로
부가가치중심의 경영전략을 추구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말 현재 7대시중은행의 자기자본은 총1백58억9천만달러로
세계 10위은행인 사쿠라은행(1백59억6천만달러)과, 총자산합계는
2천5백43억2천만달러로 세계 28위인 씨티은행(2천5백68억5천만달러)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