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질은 주거환경의 쾌적함과 생활의 편리성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상가는 최대의 이윤을 확보해줄 수 있는 곳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건이다.

수익을 추구하는 상업용 부동산은 위치와 주변환경에 따라 영업실적이
천차만별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업용 부동산에서는 입지의 선정과 건물의 구조가 수익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상업지로서 갖추어야할 조건은 생활풍수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옛말에 장사하는 집은 문턱을 없애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문턱은 권위의식을 상징한다.

건물의 출입구 계단이 높으면 일반인들은 심리적 부담을 갖게되고
무의식적으로 접근을 꺼리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옛날의 궁궐이나 포도청 등을 지을때 의도적으로 입구에 층층
계단을 만들어 서민이나 하급관리들을 미리 기죽게 만들었던 측면도 있다.

그러기에 건물의 상업적 기능을 살리려면 될 수 있는대로 문턱을 낮게
해야 하고 그래야 장사가 잘된다.

일반적으로 장사가 잘 되는 상가를 살펴보면 예외없이 도로와 상가
입구와의 차이가 별로 없이 문턱을 낮춘 것을 볼 수 있다.

상가의 형성에는 도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로는 풍수에서 물의 흐름과 같이 본다.

도로가 커브를 형성한 경우 바깥쪽보다 안쪽이 유리하고 역이나 정류장을
향한 거리는 오른쪽, 비탈길은 위쪽보다 아래쪽의 상권형성이 먼저 된다.

커브를 형성한 도로의 안쪽이 유리한 이유는 일부러 멀리 돌아가는
바깥쪽보다 보행거리가 단축되는 이점때문이다.

역 정류장을 향해 오른쪽이 좋은 이유는 승객들이 차에서 내려 자연적으로
왼쪽으로 통행하는 경향이 있는데 따른것 이다.

또 남향점포보다 북향점포가 대개 장사가 잘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특히 음식점이나 식료품을 취급하거나 의류등 공산품을 판매하는
점포가 남향으로 돼있는 경우 거의 하루종일 햇빛에 노출되어 음식물이나
식료품은 쉽게 변질되고 의류나 공산품은 변색되어 상품가치가 떨어져
재산상 손실도 크다.

이같은 햇볕을 피하기위해 상품진열대를 신문지나 보자기로 덮으면
자연히 전시효과도 떨어진다.

더욱이 사람은 직사광선이 쪼이는 곳을 피하게 되어있어 고객의 접근성도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반대로 북향의 점포는 상품이 변질될 염려도 적어 손해도 적고 진열된
상품이 조명도 잘 받아 전시효과가 뛰어나기에 수익이 남향보다 대체적으로
좋다.

서로 도와주거나 서로 피해를 주게되는 상생상극의 원칙은 상가에서는
적용된다.

대학병원같이 큰병원 주변에는 식당과 슈퍼 과일가게 등이 잘되고 학교
부근의 서점이나 문방구 분식점이 잘되는 경우가 상생이다.

상생에는 이렇게 직접 관련되는 경우도 있으나 학원이나 오피스빌딩
인근의 유흥업소가 잘되는 케이스처럼 서로가 전혀 관계없는 것 같으면서도
어느 한쪽을 살려주는 때가 있다.

반대로 점포입지에 나쁜 영향을 주는 주위환경도 있다.

서점을 술집이 많은 지역에 차리면 그 서점은 주변 술집들의 환경때문에
안되는게 상극의 원리이다.

시장과 같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라면 그 시장에서 다루는 것이
많을수록 고객흡인력이 높아지며 그 자체가 단위 상권이 되므로 다양한
업종이 많이 모일수록 상생의 이점을 살릴 수 있을 때가 많다.

이렇듯 상가의 자리는 그 업종특성을 정확히 파악해야 상생의 자리를
구할 수 있고 영업이후에도 홍보 고객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정광영 < 한국부동산컨설팅 대표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