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진 < 서울대 교수 / 경영학 >

80년대 이후 일본 자동차산업은 세계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그중에서
도요타자동차는 단연 "톱"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75년 독자모델을 개발한 이후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
선진 자동차 메이커에 대해 다소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양사의 현황을 비교해 보자.

총생산대수(94년 기준)는 도요타가 4백80만대, 현대는 1백10만대로 도요타
의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중 국내생산만을 보면 도요타가 3백50만대, 현대는 도요타의 3분의 1
수준인 1백10만대를 각각 생산했다.

특히 도요타가 1백30만대를 해외에서 생산한데 비해 현대는 터키 인도
등지에 투자를 추진하는 등 이제 시작단계에 있다.

경영지표(95년 기준)면에서 도요타는 자본금 4백23억달러 매출액 6백16억
달러로 현대의 21억달러 1백29억달러에 비해 자본금이 20배, 매출액은
4.7배에 달한다.

품질면에서도 미국 J D Power사가 매년 조사하는 신차의 결함수(1백대당
결함수) 조사결과 1위인 도요타 렉서스는 매년 60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는 작년의 1백95에서 올해는 1백46으로 품질이 상당히 향상됐다.

그러나 여전히 도요타와는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쟁력의 기반이 되는 연구개발면에서 도요타는 95년에 47억달러(매출액의
6%), 현대는 6천3백만달러(매출액의 4.8%)를 각각 투자했다.

연구개발인력은 도요타가 1만2천7백8명(총종업원수의 18.2%), 현대는
4천1백명(총종업원수의 9.1%)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생산시스템면에서 도요타는 완벽한 "린(Lean)생산시스템"을 구축하고
"JIT(Just In Time)생산" "라인스톱제도" "현장직의 제안제도 활성화"등을
통해 완벽한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으며 철저한 낭비요소 배제를 통해
원가절감을 이룩하고 있다.

반면 현대는 부분적으로 "린생산시스템"을 도입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협력회사의 영세성, 근로책임 열위, 관리자의 양(규모) 위주 사고방식
등으로 품질이 상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다.

기술수준면에서도 도요타는 첨단기술(전자화 신소재엔진 정밀화학 안전
장치)부문에서 최고의 기술수준을 갖고 있다.

이에반해 현대는 엔진및 트랜스미션의 독자개발능력을 갖고 있지만 환경
관련 기술(저공해차 리사이클링 공장폐기물)및 첨단기술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마케팅 측면에서 도요타는 전세계적인 딜러망과 높은 브랜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금력을 이용한 할부금융, 광고활동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 북미 딜러조직은 판매대수에 비해 상당히 강한 편이지만
저조한 브랜드 자산, 자금력 부족등으로 인해 마케팅 활동이 열세에 놓여
있다.

양사가 처해있는 당면과제를 살펴보면 도요타는 일본에서 자동차산업의
3D업종화, 관리부문의 비대화, 다품종화에 의한 폐단등과 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대 또한 임금인상과 수입시장개방, 국내시장의 성장둔화등과 같은 도전에
처해 있다.

이는 결국 현대의 문제라기보다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처한 전반적인 위기
상황이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확대된 생산규모에 걸맞는 해외마케팅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필요하고 빠른 시간내에 고품질을 보장하는 기술수준
을 향상시키는 것이 요구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