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사업에 대한 대기업의 진출판도가 변하고 있다.

현대 삼성 LG 대우등 선발기업이 주춤하고 있는 반면 롯데 쌍용 갑을
한국통신 등이 새롭게 뛰어듦으로써 일대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위성방송에 대한 업계의 진출판도가 이처럼 달라지고 있는 것은 위성방송
사업 허용여부를 결정할 통합방송법안의 국회통과가 미뤄지면서 일부에서
5대 대기업그룹은 배제한다는 설이 나돌고 있는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롯데 쌍용 한국통신 갑을등은 최근 위성방송사업에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 아래 관련팀을 구성하고 시장조사에 나서는등 구체적인 작업에
나섰다.

이에 비해 현대 삼성 LG 대우 동아 등 선발업체들은 준비작업을 끝낸뒤
일단 위성방송팀을 해체하고 대신 해외위성사업을 검토하는 등 방향전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의 위성방송 참여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결정되는데 따라 정책을
다시 수립하겠다는 입장인 셈.

롯데그룹은 최근 위성방송사업팀을 구성하고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롯데는 지난 5월 해체된 국제전화사업전담반을 방송팀으로 바꿔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 새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또 컨설팅사인 아서 리틀사에 위성방송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의뢰했다.

롯데그룹은 홈쇼핑및 어린이채널이 유리하다고 판단, 이 방향의 사업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쌍용도 위성방송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방향을 모색중이다.

쌍용정보통신을 중심으로 전담팀을 발족시키고 시장조사도 하고 있다.

쌍용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영상과 오락쪽인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은 이에 앞서 최근 영상산업에 진출, 애니메이션전문영화사인
씨네드림과 함께 "전사라이안"을 제작하고 있다.

무궁화위성을 소유하고 있는 한국통신도 위성방송사업에 진출하기로 하고
최근 "위성방송사업 추진계획안"을 수립했다.

한국통신은 97년중 위성방송사업 전담사를 설립, 98년부터 상용 위성방송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

한국통신의 관심분야는 스포츠와 교육 채널.

이밖에 갑을그룹과 삼양사, 한보그룹등도 위성방송에 참여하기로 하고
외국관련사와 제휴를 모색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위성방송이 핵심 차세대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사업의 한부문으로
결정했다는 것.

반면 현대 삼성 LG 대우 등 일찌기 위성방송사업 참여를 발표한 기업들은
오히려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현대그룹은 케이블채널인 HBS를 중심으로 위성방송전담반을 구성,
운용하다가 지난 상반기에 해체했다.

정부의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더이상 팀을 운영하는 것은
의미없다고 보고 원대복귀시켰다는 것.

삼성영상사업단을 중심으로 운영되던 삼성그룹 위성방송팀도 정부의
결정이 이뤄지는 대로 다시 움직인다는 방침에 따라 휴면상태에 들어갔다.

LG그룹도 LG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전담팀을 최근 해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도 전담반구성을 보류한 상태.

이들 선발주자측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결정에 따라 사업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속적인 추진을 보류한 상태"라며 "위성방송은 초기
투자비가 700억~1,000억원이나 드는 거대한 사업인 만큼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공보처에서 마련한 통합방송법안은 오는 9월 정기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