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 중앙대 부총장 >

"왜 일본은 성공하였는가-일혼양재"(일조각 간.1992)는 런던대교수인
일본인 모리시마 미치오의 "Why has Japan succeeded? Western
Technology & The Japanese Ethos"(케임브리지대출판부간.1982)를
이기준교수(서울대)가 번역한 것이다.

모리시마교수는 이책에서 일본이 경제대국이 된 연유를 외부로부터
종교.문화.기술적 충격을 받을 때마다 자기방위를 위해 부국강병의
국가목표를 강행해온 것에서 찾았다.

특히 저자는 일본이 서구의 기독교자본주의에 비견되는 유교자본주의를
정착시킨 사실을 강조했다.

또 일본유교는 인과 의가 중심덕목이 되는 한국이나 중국의 유교와 달리
충과 효를 강조하기 때문에 기독교자본주의의 기본정신인 개인주의와
자유주의가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이 물질적 번영에는 성공했지만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정착시키지
못한 이유를 밝히는 과정을 통해 일본 유교자본주의의 특징을 설명한
것이다.

따라서 이책은 1853년 일본 근대화이후의 명치혁명기와 일본제국시대,
전후 미일안보체제시대를 관통하는 유교자본주의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일본경제의 번영이유를 제시했다고 할수 있다.

이어 저자는 비서구적인 정신을 가진 일본이 어떻게 서구의 공업기술을
구사하여 자본주의의 번영을 이룩했는가에 대해 일혼양재, 즉 서양기술과
일본윤리와의 조화라는 해답을 내놓았다.

이같은 종교철학적인 비교경제제체 논리는 종래의 서양사상을 뛰어넘어
유교라는 동양적 국민사상(National Ethos)으로 일본경제 발전을 설명해
주목받고 있다.

경제학이론을 넘어 독창적인 철학을 제시한 커다란 업적이다.

폴 사뮤엘슨교수는 이책을 매혹적인 역작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모리시마교수는 이책으로 동양인으로는 처음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