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요법으로 당뇨병을 쉽게 치료한다는 광고에 속아 증세가 악화된
환자가 늘고 있다.

당뇨병은 "완치"보다 악화되지 않게 평생 "조절"한다는 개념이 강한
끈질긴 병으로 엄격한 식사요법 운동요법 약물요법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업체들이 민간요법에 근거한 당뇨치료제를
판매하고 있어 문제다.

대표적인 예로 누에가루와 진주가루를 빻아 섞은 식품이 한달분에
40만원을 웃도는 것을 비롯해 원적외선과 저주파를 발생시킨다는
각종 장신구.침구.치료기등이 과학적 근거도 없이 성행하고 있다.

연세대 의대 김경래교수(내과)는 당뇨에 좋다고 인정되지 않은
민간요법식품까지 가세해 한몫 거들고 있다고 꼬집는다.

죽염 생소금(고열로 볶은소금) 야채효소 현미효소 인삼 벌꿀 스쿠알렌
달맞이꽃 당두충 느릅나무 하눌타리 사람오줌 살구씨 복숭아씨 구연산등
160여가지 식품이 바로 그것.

이들식품은 생리.병리.약리학적 근거는 물론 용법및 용량 부작용에 관한
포시도 없이 시판되고 있다.

김교수는 "당뇨병에 이같은 민간요법이 난무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당뇨조절에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일에 당뇨병을 치료하려는 심리를 주위의 권유와 광고등이 자극해
환자는 민간요법 당뇨치료제를 사용하게 되고 몸이 현저히 나빠졌을때에야
비로소 중지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

김교수는 "민간요법으로 당뇨가 악화돼 찾아온 환자들 가운데 부작용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복용하면 좋아진다는 판매업체의 말을 믿고
계속 약을 먹어 당뇨가 아주 심해진 사례가 많다"고 소개.

김교수가 보고 들은 민간요법 부작용사례는 이렇다.

대표적인 것이 포도요법을 비롯한 과일요법.

포도 수박 사과 살구 배 대추 참외 곶감(수정과)등의 과일을 먹으면
혈당이 내려간다는 근거없는 소문에 과일을 쌓아놓고 먹다가 먹다가 혈당이
마구 올라갔던 것.

과일은 오히려 포도당 과당등 단당류가 많이 포함돼있어 혈당을 올리게
마련이다.

도토리가 당뇨병에 좋다는 주위사람의 권유를 듣고 매일 도토리가루를
다량 나눠먹다가 구갈 안면홍조와 함께 전신통증이 나타난 사례도 있다.

브라질 민간요법에 당뇨치료로 사용되는 구아주카마 열매를 먹다 혈당이
올라가기도 했다.

다시마등 해조류가 당뇨병에 좋다는 민간요법과 광고에 현혹돼 이를
상복하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이 나타난 환자도 있다.

당뇨병및 탈모증 치료로 시판되는 다시마분말 1g중에는 요오드가 1일
섭취권장량의 20배 가량이 섞여 있기 때문.

식초에 생검은콩을 넣어 2주 동안 먹다가 설사 복통만 일어났기도 했다.

호두가 당뇨환자 간식으로 적합하다는 말에 이를 상복하다가 혈당이
올라갔고 고혈압과 관상동맥질환이 유발되기도 했다.

당뇨에 좋다고 해서 야생두꺼비를 달여먹다가 독소에 의해 고칼륨혈증및
심장세동에 시달린 사례도 있다.

김교수는 "당뇨병은 대사기능이상이 복합된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으로
함유한 염분 당분 열량 등을 면밀히 고려하지 않은채 한가지 식품만을
무분별하게 다량 복용하는 것은 해롭다"고 말한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