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라유통(대표 강활모)이 9일 전국음반도매상연합회(회장 이시우
종로레코드사장)와 한국BMG(김종률) EMI계몽사(대표 신용섭) 워너뮤직코리아
(대표 조나단에스박) 소니뮤직(대표 윤여을)을 불법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함으로써 음반가격문제가 업계의 뜨거운 쟁점사항으로
떠올랐다.

문제의 발단은 신나라의 음반가격 인하정책.

신나라는 지난 5월 도매가를 인하한데 이어 1일부터 도매상과 중간도매상을
대체하는 대형 물류회사로 체제를 전환해 레코드회사에서 소매상까지의
유통과정을 물류회사 한 단계만 거치도록 간소화했다.

따라서 소매상 공급가격이 기존 중간도매상 가격보다 15% 낮아졌다.

그 결과 소매가 1만4,000원짜리 음반을 중가도매상에서 9,500원에 공급할때
신나라에서는 1,500원이나 싼 8,075원에 내놓게 됐다.

여기에 다른 도매상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

전국음반도매상연합회(이하 음반도협)는 "신나라의 인하정책은 다른
도매상들을 모두 도태시키려는 의도"라며 "대부분의 도매상이 부도위기에
몰리면 제작사들도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제작사들에 전했다.

결국 음반도협의 주장에 동조한 4개 음반제작사가 5일부터 신나라에
물품공급을 중단하자 신나라측이 공정위에 제소하게 된 것.

"신나라"는 우리나라 음반유통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유통회사.

정문교부사장은 "타워레코드가 이미 들어와 있고 버진메가스토어가 개점을
준비중이며 카르푸를 비롯한 대형 외국할인점이 음반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외국음반사와 유통사의 가장 큰 무기가 싼 가격인 만큼 우리도 대응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대해 도협측은 "신나라의 가격인하는 무리한 매장확대로 인한 매출
감소를 메우기 위한 방편일뿐"이며 "신나라 관계자들이 3개의 대형물류회사
가 전체물량의 90%를 담당한다는 일본의 예를 자주 드는 것처럼 궁극적으로
는 기존 소규모도매상들을 도태시켜 독점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라며
비난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음반관계자들은 "우리업체들이 외국의 대형유통사들에 비해 서비스 가격등
여러가지 면에서 뒤진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그 대처방안으로
신나라방식의 가격파괴가 옳으냐 아니면 점진적 변화가 타당한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많다"며 사태의 추이를 주목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조정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