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지배하는 미디어는 과연 무엇이고 어떤 모습일까.

멀티미디어시대가 도래하면서 방송의 얼굴이 달라지고 있다.

20세기 미디어의 총아로 1세기를 군림했던 TV의 실체가 컴퓨터와
인터넷의 영향으로 변한다.

TV를 통해 인터넷에 들어가 각종 정보를 받고 컴퓨터게임도 할수 있다.

컴퓨터가 아니라 TV를 통해 세계인과 대화하는 일이 가능한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TV는 이제 더이상 시청자에게 일방적으로 무엇인가 보여주는 미디어가
아니다.

시청자와의 직접대화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며 국가간의
장벽을 허무는 미디어로 바뀌고 있다.

이른바 슈퍼멀티미디어시대가 눈앞에 다가서고 있는 셈이다.

미국 3대방송국의 하나인 NBC와 반도체전문회사인 인텔사가 함께 만든
''인터캐스트''의 탄생은 이같은 슈퍼멀티미디어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인터넷의 인터와 브로드캐스팅의 캐스트를 한데 묶어 만든 인터캐스트는
기존의 방송을 보면서 각종 정보나 데이터베이스를 손쉽게 뽑아 낼 수
있는 신종 미디어.

이는 기존의 공중파방송 주파수에 인터넷사용을 위한 디지털 정보라인을
함께 접속시킴으로써 가능해졌는데 이 기술은 인텔사가 지난해 11월 개발,
이번에 실용화시킨 것이다.

NBC는 이 시스템을 19일 개막되는 애틀랜타올림픽부터 적용시키기로
했다.

인터캐스트를 이용하면 컴퓨터와 모뎀 등 인터넷수신을 위한 별도장치가
필요 없다.

NBC는 이를 위해 3,000쪽이상의 관련데이터를 담은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방송용데이터를 작성했다.

앞으로 선수의 개인데이터와 각종통계 게임결과 등도 수록할 예정.

이에 앞서 인텔은 네트스케이프 아메리카 온라인 등의 유력소프트웨어
업체들과 함께 ''인터캐스트 인더스트리''라는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이 컨소시엄에서는 인터캐스트 수신을 위한 전용소프트왕 하드기기를
개발했으며 이 소프트는 컴프USA가 판매한다.

컴퓨터의 황제 빌 게이츠도 일본의 게임기업체인 세가와 일본의
증권회사인 노무라 등과 합작, 최근 차세대 미디어를 위한 회사설립에
합의 했다.

이 미디어도 물론 방송과 정보를 함께 제공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TV에 접속, 인터넷정보를 받고 게임도 할수 있는 것이 되리라는 것.

6월말 세계의 방송황제인 머독과 일본의 빌 게이츠 손정의가 손을
잡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머독은 일본의 첨단 컴퓨터회사와 손을 잡으면서 방송과 컴퓨터
소프트웨어기술을 결합, 시청자들이 TV를 보면서 대화할수 있는 쌍방향
위성미디어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톰슨전자와 팩컴퓨터는 앞으로 1년뒤 시판을 목표로 TV기능을
갖춘 PC 개발에 나넜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의 전자업체인 제니스도 TV를
통해 정보를 검색하는 새로운 시스템인 ''네트비전''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방송은 이제 홀로 서는 미디어가 아니다.

통신과 융합해 차세대 미디어를 대변하는 주자로 계속 변신해나갈 것이다.

<오춘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