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옥수수등 국제곡물가격의 급상승이 올해 국내물가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번 국제곡물가격 폭등은 미국 곡창지대인 중서부의 극심한 한발에 따른
흉작과 재고 급감, 곡물메이저의 물량조작.시카고 선물시장의 곡물투기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작용하여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다 구조적요인 즉 개발도상국들의 도시화.산업화진전으로 인한
농경지의 감소와 자연인구 증가, 이에 따른 중국등 수출국들의 수입국전환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어쨌든 다음 수확기의 작황이 좋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가격폭등 파동이
가라앉기 어렵다.

농산물 수입국인 우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있을 수 없다.

74년 세계 식량위기때의 경험을 교훈삼아 물가에 파급영향을 최소화하는
수밖에 없다.

일본등 선진수입국들은 국제곡물의 가격 급등에 대비하기 위해 상품선물을
적극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산 옥수수등을 수입하여 제품을 만드는 국내 기업들은 국제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에 대하여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것같다.

이들기업들은 국제시세가 오르면 국내제품가격에 전가하면 그만이라는
것같아, 일반 서민의 한사람으로서 예상되어지는 물가상승으로 걱정이 된다.

만일 국제곡물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 예상된다면 미리 선물을 사두어
어느 정도 hedge를 할수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최근 신문보도를 보면 한국을 비롯한 대만등 동아시아국가들이 곡물부족을
우려하여 한꺼번에 많은 양의 현물주문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에 현물과 선물사이에 backwardation이 생겨 현물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높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더더욱 현물을 구입하는 것보다 선물을 구입하면 장기적으로
비교적 안정된 가격으로 곡물을 공급받을수 있을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국내 기업의 93년 해외농산물 선물거래 실적은 총 선물거래
실적의 4.5%밖에 안된다고 한다.

이제 WTO출범으로 갈수록 심해지는 국제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이러한
선물거래에 보다 현명하게 참여하여 쓸데없이 외화를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임경숙 < 경기도 고양시 주엽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