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엔 배꼽티를!

2~3년전 여름 많은 사람들의 토끼눈속에 등장한 "충격적인 의상" 배꼽티.

과다노출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과 "당당해진 여성들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새로운 패션"이라는 옹호론이 교차하는 가운데 패션리더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배꼽티가 올여름부터는 마침내 일반의상으로 자리잡을 전망
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학생이나 직장여성 대상 브랜드에서는 대놓고 내놓지
못하던 배꼽티를 올여름엔 해외유명디자이너는 물론 국내의류 메이커에서도
대거 출시, 배꼽티의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는 것.

이달초 일시귀국한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새 음반 발표장에 배꼽티를 입고
등장했는가 하면 "샤넬"과 "지방시", 우리나라의 김영주씨가 배꼽티를
곁들인 투피스를 내놓은 것은 그 대표적인 예.

샤넬의 의상은 탱크탑모양 배꼽티를 곁들인 진소재 반바지수트, 김영주씨
것은 샨텅실크소재 스리피스.

배꼽티는 또 가을겨울의상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6일 막을 내린 "SFAA" 96추동컬렉션에서 최연옥씨는 인조털을 댄
가죽재킷과 허리가 드러나는 짧은 순모스웨터를 함께 내놔 호평을 받았다.

디자인과 소재의 변화도 눈에 띈다.

초기에는 헐렁한 면셔츠가 대종을 이뤘지만 이제는 꼭끼는 폴리우레탄
라운드셔츠와 스포츠칼라셔츠까지 배꼽티 대열에 합류했다.

"페페" "나이스클랍" "INVU" 등에서는 리조트웨어가 아닌 일상복으로
재킷과 함께 배꼽티를 내놨다.

"데코"의 디자인실장 김영순씨는 "대부분의 의류업체가 여름제품 기획때
탱크탑 브라탑과 배꼽티를 대거 추가했다"고 전한다.

도심 외출용으로는 홑겹재킷을 함께 입으라는 것이 그의 조언.

배꼽티 유행은 상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빨아서 줄어든 것같은 작은 니트스웨터 "슈렁크", 품이 꽉 끼고 길이도
줄어든 "미니 폴로셔츠" 등이 배꼽티의 파생상품으로 꼽힌다.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