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른멸치의 수입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마른멸치 생산이 저조하자 값이 뛰어 가격안정용으로
300톤을 수입, 그중 293톤을 판매한데 기인한 것이다.

마른멸치의 수입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국민의 기호에 맞는 것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국민이 좋아하는 것은 학명으로 Engraulis japonica(영명 Anchovy)로서
우리나라 전역과 일본 중국연안및 남부사할린연안에 분포하고 있다.

어획크기는 1cm 이하에서 13cm 까지이고 수명은 약2년.

어획하면 이를 삶아 마른멸치로 가공하여 크기나 품질을 고르게 선별하여
포장한 형태로 거래되는데 멸치의 크기에 따라 20여가지로 구분 거래되고
있다.

일반가정에서 가장 선호하는 것은 주로 볶음용으로 사용되는 중멸치로서
몸길이가 5cm 정도이다.

물가조사도 이 크기를 대상으로 매순기마다 실시한다.

이보다 큰것은 대멸치라하여 주로 다시용(국물용)으로 사용하고, 더작은
것은 세멸이라 불리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한 멸치수입은 일반가정에서 가장 선호하는 중멸 크기의
마른멸치이다.

일본산 건멸치가 우리나라제품과 동질의 수준이나 가격이 비싸 수입 할
수가 없었다.

중국산은 제품이 조잡하고 위생상태가 불량하여 수입검사서 불합격,
말레이시아산만이 수입검사에 통과 수입됐다.

이렇듯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하고 조사한후 어렵게 수입했지만 결과적으로
가격안정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말레이시아산 멸치는 그 형태가 국내산에 비해 모양이 평평하고 엷은
황색으로 광택이 적으며 옆줄부위에 은백색의 띠를 갖고 있어 비늘이
없어보인다.

그리고 육질도 연약하고 멸치의 머리가 떨어져 나가 없는 것이 많아
국산에 비해 크게 못미쳤다.

따라서 말레이시아산 멸치가 국내 일반가정의 수요는 적으나, 음식점
등에서 대량으로 소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가격안정 효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멸치의 소비자가격 추이를 보면 멸치생산이 적어 수입을 추진하던
시기인 작년10월 3 한포에 54,574원하던 것이 12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59,791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12월부터 말레이시아산멸치를 판매한 결과 올 4월말현재는
포당 56,155원으로 전년말대비 7.4%나 하락했다.

결국 말레이시아산 멸치는 정부가 기대하였던 멸치가격 안정에 효과가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끝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사료로 사용하는 멸치를 수입했다"는 보도는
멸치의 사용방법중 생멸치를 양식장사료용으로도 사용하고 있음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잘못 인식된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마른멸치를 위생적으로 가공처리하고 있다.

소비방법도 우리처럼 반찬용으로 많이 이용하며 면종류의 다시용 및
술안주용으로도 소비하고 있다.

사료용멸치를 수입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으니 이점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그리고 수산청에서는 멸치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금어기간중인 4월부터
6월까지 수입품을 지속적으로 판매, 가격을 안정시켜 나갈 계획이다.

7월 이후에는 국내 마른멸치생산및 가격동향에 따라 추가 수입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박재준 <수산청 유통가공과장>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