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않은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다.

부모가 자식을 기르는데 있어 자식 모두에게 같은 무게의 사랑을 주고
기른다는 뜻일 게다.

하지만 실제 양육하는데 있어서는 자녀 각자의 개성이나 성격등을 고려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할 필요성을 자주 느끼는게 사실이다.

막연히 "착하게 자라라" "열심히 공부해라"보다는 착하게 자랄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열심히 공부하고픈 성취동기를 부여해 주는 일이 더욱
중요한 일일 것이다.

경영에 있어서도 과거 심정적 영역에 호소한 감성경영은 이제 이성에
근거한 합리경영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나간 시대의 그것과는 다른 새로운 가치의
정립과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같이 막연한 구호와 집단목표주의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인터넷
세대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무엇보다 개인의 개성을 살려주고 열심히 일하면 이에 상응하는 공정한
대가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져야 한다.

근면 성실로 집약되던 지난날의 직업윤리가 최근 급속히 퇴조하고
있다지만, 아직도 젊은 세대들이 기업에 대한 충성심 강요는 거부해도
맡는바 직분에는 충실하길 바라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구성원 행동유발의 책임은 역시 기업측에 귀속되며, 경영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이윤추구나 사유재산제를 원칙적으로 부정하고 있는 사회주의사회에서조차
노력에 상응하는 공정한 배분에 초미의 관심을 갖는 이때에 언제까지
감성적인 원칙론에 얽매여 획일적인 대우만을 고집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는 것은 시대와 상황을 초월해
변할수 없는 부모의 마음이다.

하지만 손가락 하나하나가 갖는 고유의 기능을 최대한 살려 전체가 함께
발전해 갈수 있는 길을 찾는 것도 부모로서의 중요한 역할임을 간과해선
안되리란 생각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