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연인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최루성 고전멜로물이 잇달아 출시된다.

폭스비디오의 "볼티모어의 연인"과 드림박스의 "바다냄새 나는 여인",
SKC의 "야반가성"이 그것.

이들 영화는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사랑이 판치는 요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함으로써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실화를 영화화한 "볼티모어의 연인"은
정신분열증으로 고통받는 여인의 가슴아픈 사랑을 그린 로맨틱무비.

장애아학교 보모 제시카는 스쿨버스 운전사 패트릭과 사랑에 빠지나
오빠가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충격을 받아 정신분열증을 일으킨다.

"멜로즈 플레이스"의 청춘스타 조시 비세트와 제이슨 게드릭의
내면연기가 현대사회에서 그 빛을 잃고 있는 사랑의 의미를 일깨운다.

"신비의 카메론"의 아만드 매스트로얀니감독.

프랑스소설가 브노이트 그루의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바다냄새 나는
여인"은 사랑과 도덕 사이에서 갈등하는 연인들의 슬픈 만남을 다룬 작품.

자유분방한 상류층여성 조르주는 도덕과 원칙에 충실한 가벵을 만나
충동적인 사랑을 나눈다.

이미 결혼한 가벵은 갈등끝에 그녀에게 청혼하지만 조르주는 문화적
차이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의혹" "가면의 정사"에서 관능적인 연기를 보여준 그레타 스카키와
"플레이어" "JFK"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빈센트 도노프리오가 열연한다.

앤드루 버킨감독.

"패왕별희"의 장국영과 "음식남녀"의 오천련이 주연한 "야반가성"은
천재음악가와 귀족여인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홍콩판 "오페라의 유령".

부호의 딸 유옌을 사랑하던 오페라가수 단평은 유옌부모의 반대에
부딪치자 사랑의 도피행을 계획하나 발각된다.

이때문에 단평은 오페라하우스에 갇힌채 화염에 휩싸이고 그의 죽음을
전해들은 유옌은 정신이상을 일으킨다.

10년후 부모로부터 버려진 유옌은 단평을 찾아 거리를 헤매고,
한 떠돌이극단이 불타버린 가극장을 재건하지만 관객으로부터 외면당한다.

얼굴을 감춘채 떠돌이극단의 가수를 지도하던 단평과 유옌은 마침내
오페라극장에서 재회한다.

우인태감독은 이 작품을 끝으로 오우삼감독에 이어 할리우드에 진출했다.

< 정한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