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기의 대명사격으로 불리던 보잉 727기가 우리나라 하늘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29일 대한항공은 국내선 주력기종으로 운용중이던 B727기 3대를 항공기
현대화계획에 따라 "퇴역"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72년7월 처음으로 도입한 B727기의 경제수명이 다했다고
보고 미국의 달라스 에어로스페이스사에 매각키로 결정, 30일 1차로 1대를
송출하고 4.5월에 추가로 1대씩을 내보낼 방침이다.

이로써 70.80년대 전성기시절 국내외 하늘을 주름잡던 12대의 B727기가
모두 자취를 감추게 됐다.

B727기는 그동안 해외중거리노선과 국내선에 가장 적합한 항공기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한국의 경제발전추이와 궤를 같이해 70년대엔 중동
건설붐을 타고 급증하던 해외인력송출에 한몫했고 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때는 참가선수단을 수송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특히 92년7월에는 대한항공이 시가 3백50만달러짜리 B727기 1대를
몽골정부에 무상 기증, 한.몽골간 경제협력을 증진시키는 촉매가 되기도
했다.

B727기는 그러나 90년대들어 항공수요가 급증하고 항공기교체작업이
활기를 띠면서 B747-400, A300 등 최신예 항공기의 잇단 등장에 차례로
날개를 접었고 국내선 전용기로 투입돼오던 나머지 3대도 이번 조치로
퇴장하게된것.

B727은 미국보잉사가 지난 62년부터 생산을 시작, 64년 첫 출시된 이래
총 1천8백32대가 생산됐으며 B737등 대체기종 시리즈가 나오면서 84년
생산이 중단됐다.

B727은 안전도에 관한한 타의추종을 불허해 단종된지 12년이 지난 지금도
델타항공 1백20대, 아메리칸항공 81대, 유나이티드항공 74대 등 총 1천
7백여대의 B727기가 운항되고 있다.

< 김삼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