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라면 또 군대를 갔다왔다면 당연히 제일로
꼽는 운동이 축구다.

1976년 소수의 외대학생으로 결성된 축구부는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과 부원들간의 의리로 외대내의 동아리들중 단연 돋보이고 있다.

매년 학기초에 "모의 월드컵"이라는 행사를 시작으로 OB:YB전,
외대/서강대전, 육사, 경찰총장배대회, 각 대학축구동아리와의 친선
경기를 갖는다.

특히 매년 3월말이면 이문동캠퍼스를 뜨겁게 달구는 모의 월드컵은
외대만이 갖는 특수성.

즉 타학교에서 찾아보기 힘든 각 나라의 어학과가 있어 실로 가장 많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월드컵의 분위기에 가장 근접하는 행사다.

예를 들어 독일어과와 이태리어과의 경기는 실제 그 나라의 축구수준과는
거리가 있지만 많은 학생들의 응원속에 월드컵의 열기를 능가하는 시선을
집중시킨다.

모의월드컵이 치루어지는 2주간은 타 동아리나 써클등에서 행사를
갖지못할 정도로 외대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하는 29개 전과가 모이는
대동단결의 장이 되어있다.

3월달에 있는 OB:YB전은 새로 들어온 신입생과 졸업하신 선배님들과의
만남의 장으로서 그 끈끈한 정을 과시하기에 더할 나위없는 행사다.

축구없이 후배없이 못산다던 국민은행 김진홍, 외대에 재직중이며
노심초사 회원들을 다스리는 OB회장 황남식, 딸을 축구부후배에게
시집보내겠다며 벼르고 있는 박동수, 휴일만 되면 발길이 축구부실로
향한다는 쌍용자동차의 최태석, 신도리코의 조종문, 멀리 튀니지에는
이종오가, 러시아에는 문희권이 당장이라도 달려온다는등 올해에도
변함없이 축구부사랑을 과시하려나 보다.

매년 가을에는 총M.T를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전국 각처에 그리고
세계 여러나라에 퍼져있는 선후배들이 후배들만큼 커버린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 신입생,재학생들을 만남으로 "한번
축구부는 영원한 축구부"를 만듦에 여념이 없다.

외대 축구부는 지금까지 쌓아온 선후배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교내의
한 동아리로 그치는게 아니라 사회에서까지 연대관계를 쌓아기고
있다.

머지않아 아들뻘되는 후배와 운동장을 누벼볼 날이 올거라는 한 회원의
말은 외대 축구부의 일원으로서 소속감과 자랑스러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한잔후에 머리가 허옇게 센 선배와 동안의 신입생이 어깨도움를
하고 불러보는 축구부가의 통쾌함을 누가 알겠는가.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