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특별히 나은 대목이 없는 제가 이런 큰상을 받게 된건
순전히 가능성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위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연기자가 되겠습니다"

"96 KBS 슈퍼탤런트 선발대회"에서 무려 5,000명이 넘는 경쟁자를
물리치고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박선영(20).

그는 슈퍼탤런트 하면 떠오르는 출중한 외모나 늘씬한 몸매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저 평범한 이웃집 아가씨같은 분위기다.

그렇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은 누구도 따를 수 없을 정도.

현재 서울예전 방송연예과 2학년에 재학중이지만 연극무대와는 이미
인연을 맺고 있는 연기파.

극단 "유인촌 레퍼토리"의 단원으로 연기수업을 쌓아왔으며 "파우스트"
에서는 예수역을 맡아 6개월간 공연했다.

"유인촌 선배님이 연기에 몰두하시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연기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게도 됐고요.

그때 연기자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본선 대회에서도 즉석에서 연극의 한장면을 연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었다.

그는 동기들과 보름간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가졌던 합숙기간동안
힘들었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연기는 자신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속에서 또다른 자신을
찾는 것"이라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고.

"특정한 역을 맡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청순가련형에서부터 천방지축 푼수역까지 골고루 소화해내고 싶습니다"

1년이 지난후 시청자들에게 별로 인기를 얻지 못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엔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1~2년 반짝하다 사라지는 게 아니라 평생 연기를 업으로 삼을
계획이니까요.

수명이 긴 연기자로 시청자들의 머리에 남고 싶습니다"라고 응답했다.

차분하게 보이는 외모완 달리 실제성격은 괄괄하고 활달한 편으로
운동이라면 다 좋아한다.

테니스와 수영을 즐기는데 수영은 잘하지는 못해도 물에 들어가 있는 것
자체가 좋단다.

별명이 "닌자 거북이"라는 그녀는 좋은 별명도 많은데 하필이면
"거북한" 이런 별명을 갖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함빡 웃었다.

상금으로 탄 1,500만원은 몽땅 부모님께 드리겠다고 할만큼 효심도
남다르다.

< 김재창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