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아 대우 등 자동차3사의 지난해 산업재산권 출원실적이 크게
늘었으나 내실보다는 건수 늘리기에만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햇동안 자동차3사의 특허 실용신안 등 산업
재산권의 출원실적은 총 4만6천4백84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3백50%
가까이 늘었다.

업체별로는 기아가 총1만7천5백23건을 출원, 실적 1위를 차지했고 대우
(1만4천5백53건)와 현대(1만4천4백8건)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복출원했거나 외국에서 이미 출원된 내용을 베껴서
제출하는 등 허수출원이 많아 산업재산권출원실적자체가 무의미한 것으로
지적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출원실적이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으나 출원 마감을 앞둔 12월 한달동안 거의 절반 이상이
한꺼번에 출원됐다"며 "이는 자동차업체간에 1위를 차지하고 보자는 무분별
한 실적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따라 출원이후 2~3년간의 심사기간을 거쳐 실제 등록되는 비율은 불과
20%에도 못미친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는 출원시 건당 25만원정도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해당업체로서는
총출원건수중 등록되지 못한 80%만큼의 비용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이 관계자는 주장했다.

한편 일본자동차업계의 경우 산업재산권 출원건수는 국내에 못미치지만
등록비율은 70%가 넘고 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