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술의 치열한 각축장인 미국 뉴욕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서양화가 강익중씨(36)가 20일~4월20일 아트스페이스서울 학고재
조선일보 미술관 등 세곳에서 대규모 귀국전을 갖는다.

강씨는 홍익대 미대를 나와 84년 도미, 뉴욕 플랫인스티튜르를 졸업했다.

이후 91년 앤디 워홀기금수상자로 선정돼 92년 뉴욕 퀸즈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연데 이어 94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백남준과 2인전을
가짐으로써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휘트니미술관의 97년 초대작가로 예정돼 있는 상태 또 제작비
200만달러의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 벽면설치작업과 뉴욕 퀸즈지하철역사의
벽화설치작가로 선정돼 미국 화단에서의 위치를 굳히고 있다.

이번 귀국전에서는 그가 독창적으로 개발한 "사운드페인팅" 및 7,000
여점의 "3인치"그림으로 이뤄진 대형조각그림, 목각부조 드로잉 초컬릿
작품 등 그동안의 작업과정을 총망라해 발표한다.

특히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3인치인 8,400개의 투명플래스틱큐브에
몽당연필 딱지 구슬등 한국적인 소재를 넣어 만든 작품은 관람객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3인치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초창기 유학시절 거리나 지하철 어디서나 그림을 그릴수 있도록 항상
3인치x3인치의 작은 캔버스를 넣고 다녔는데 이렇게 그린 작은 그림
수천.수만점을 모아 완성한 작품을 발표해왔기 때문.

이런 즉흥성탓에 표현수단 또한 물감 연필뿐만 아니라 흙이나 플래스틱
쇠붙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는 또 최근 작품뒤에 소형스피커를 설치, 자연음이나 사람소리 음악
등을 함께 들려주는 "사운드페인팅"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설치미술을
선보여 뉴욕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90년이후에는 캔버스와 종이드로잉뿐만 아니라 목판 도조작업 등을
병행하면서 표현영역을 넓히고 있는 그는 연초 영국의 리드 메트로폴리탄
대학갤러리초대전에서 초컬릿을 재료로 도입한 새로운 작품으로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미술평론가 이준씨는 그의 조각그림에 대해 "일정한 시간속에서 그의
의식을 통과한 단어 문구 이미지 상황의 기록으로 전체를 펼쳐놓으면
일종의 모뉴멘트적 속성을 띤 거대한 벽화를 연상시킨다"고 평하고 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