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을 위해 가정에서 분리수거된 쓰레기의 절반이상이 소각장이나
매립장으로 버려지고있다.

또 신문지 우유팩 등 재활용쓰레기의 공급과잉으로 인해 단가가 하락
하면서 분리수거를 포기하거나 과중한 소각비용 때문에 일부지역에서는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있다.

7일 환경부및 서울시에 따르면 쓰레기종량제가 전면실시됨에 따라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의 분리수거량은 지난해 하루평균 1만2천39t으로
전년도보다 34.8%가량 늘어났으나 이들 쓰레기들가운데 실제 재활용되는
양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양상은 재생제품에 대한 수요부족으로 인해 민간재활용업체의
쓰레기수요가 늘어나지않는데다 압축.파쇄기 등 쓰레기중간처리시설과
처리기술이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서울시 양천구의 경우 하루평균 1백여t의 재활용쓰레기가
분리수거되고있으나 민간업체에 공급되는 양은 35t에 불과하고 나머지
65t가량은 소각장이나 매립장으로 돌아가고있는 실정이다.

또 한국자원재생공사 서울지사의 한관계자는 "폐프라스틱이 서울시내에서
하루평균 40t가량 수거되고 있으나 이가운데 30%정도만 민간업체들이
회수해가고 나머지는 자원재생공사의 중간처리시설이나 소각장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일부터 재활용대상으로 분리수거되고있는 폐스티로폼도
재생처리시설을 가진 업체가 크게 부족, 각 구별 집하장에 쌓이고있는
실정이다.

이과정에서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소각비용에 대한 부담때문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프라스틱의 경우 특별소각비가 1입방m당 5만8천원으로
상당한 비용이 든다"면서 "재정여건이 좋지않은 지자체들이 소각해야 할
쓰레기를 소각하지않은 채 그대로 매립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재활용쓰레기가 중간집하장에 적체됨에 따라 신문용지와 우유팩 등의
공급단가가 하락, 분리수거를 기피하는 현상이 속출하고있다.

최근 중랑구를 비롯 아파트가 밀집한 상당수의 지역에서 아파트부녀회나
관리사무소가 분리수거를 하지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여 구청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있는 상황이다.

민간업체 폐자원재활용협의회 송파지회의 곽영섭 사장은 "종이류의 경우
지난해 주민들에게 kg당 50원에 사서 재활용업체 1백10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20원에 사서 50원을 받고있어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경우 사업운영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실정을 말했다.

특히 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질좋은 폐지가 국내 폐지의 가격하락을 더욱
부추겨 이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조일훈/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