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건설업계에서도 "품질고급화 경쟁"이 시작됐다.

분양가 자율화, 아파트미분양적체, 업체간 무한경쟁등으로 국내 주택시장
여건이 어느때보다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분양가 자율화시대의 원년"으로 기록될 올해부터는 "품질전쟁"이
불가피해졌다.

분양가 자율화로 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고 실력없는 공급자는 살아
남을수 없는 상황이 이미 시작됐다.

요즘의 품질고급화는 시공에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한다.

2~3년전 마감재고급화가 곧 품질고급화를 의미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그 방식도 견실시공은 물론이고 평면설계 다양화, 마감재 고급화, 옵션
다양화, 조경 고급화, 테마주택 개발, 인테리어 다양화, 서비스 강화등 매우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각 가구 내부의 고급화에서 아파트단지내 전반적인 주거환경의 질을 높이고
고객의 선택범위를 넓히기 위해 소량 다품종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건폐율이 10%대인 아파트가 등장하고 용적률이 법적한도보다 훨씬 낮은
아파트가 잇달아 분양되는것은 이 때문이다.

같은 평형에 특징이 전혀 다른 여러가지의 평면설계가 나오고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내부 인테리어가 옆집과 완전히 다른 아파트가 건설되고 있는
것도 달라진 품질고급화의 모습이다.

인기가 떨어지는 1층에 아파트를 없애고 도서실 헬스장 탁아소등 주민공용
시설을 설치하는 단지도 눈에 띈다.

또 주민공동 세차장까지 있는 아파트도 있다.

품질고급화는 밖으로 보이는 부분에 그치지 않는다.

고급화의 기본은 부실과 하자를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업체 스스로 아파트공정을 단계별로 체크한후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공사 중간과정을 입주예정자들에게 수시로 보여주고 "중간
신임"을 얻는 절차가 정례화되고 있다.

업체들의 이같은 품질경쟁은 아파트미분양으로 인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미분양방지를 위해 수요자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해야하며 이를 견실시공
과 연결시켜 원가를 절감하는게 생존의 관건이 되고 있다.

<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