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근무효율이 떨어지는 토요일(17일)부터 휴무를 할 계획인 회사들도
많아 사실상 17일부터 연휴가 시작되는 셈이다.

설연휴는 차례를 지내고도 온 가족이 오붓한 시간을 보낼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물론 고향을 찾는 사람들은 "귀성.귀경전쟁"에대한 걱정이 앞서겠지만
3일간의 설연휴는 오랜만의 황금연휴가 될 것같다.

이에따라 설연휴를 이용한 여행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고 여행사들
역시 다양한 연휴상품을 마련,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단체상품은 대부분 이미 매진돼 더이상 참여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 편.

유명관광지 호텔이나 여관역시 이젠 방구하기가 쉽지않아 "무슨수가
생기겠지"하고 무작정 떠났다가는 고생만 할 가능성이 크다.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을 원한다면 가까운 코스를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것도 설연휴를 즐겁게 보내는 지혜가 될수 있다.

또 등산클럽등의 당일 또는 1박2일 여행이나 등산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서울근교를 중심으로 가족과함께 찾아가볼만한 곳을 소개한다.

<< 온천 산행 >>

땀흘리며 겨울산을 오른뒤 뜨거운 온천에서 몸을 푸는 맛은 체험해 본
사람만이 안다.

최근 몇년 사이 가족끼리의 주말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등산후에
온천욕으로 피로를 푸는 온천산행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한번 나들이로 두가지 맛을 즐길 수있는 온천산행은 온가족이 연휴를
즐겁게 보낼 수있는 설지내기 방법중의 하나이다.

<> 운악산과 명덕온천 = 경기도 가평과 포천 경계에 있는 운악산(935m)은
우람한 암벽과 산자락을 향해 굽이치는 계곡등이 한폭의 그림 같아
"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린다.

계곡에는 조계폭포를 비롯 무운폭포 백년폭포 등이 줄을 잇고 있어
힘겨운줄 모르고 산행한다.

산중턱에서 신라시대 법흥왕때 창건한 절 현등사를 만난다.

절 뒤편으로 올라 철사다리를 지나면 정상에 올라갈 수 있다.

삼불봉~삼불폭포~운주사로 하산하는 코스와 현등사로 다시 내려오는
코스가 있다.

운악산에서 5km 떨어진 곳에 국내 최고의 탄산.유황성분이 함유된
명덕온천이 있다.

지하 900m에서 뽑아올린 광천수를 자랑하는 명덕온천은 노천사우나탕에서
야외온천 기분도 낼 수있다.

가는 길은 퇴계원~광릉내~서파검문소~현리~현등사로 이정표를 잡는다.

명덕온천은 서파검문소에서 2km 거리에 있다.

<> 문수산 약암온천 = 김포가도를 달려 월곶면에 이르면 김포평야의
작은 야산들 사이에 문수산(376m)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은 낮지만 인천 앞바다에 떠있는 월미도, 서울의 삼각산, 개성
송악산까지 보이는 서부전선의 전방에 위치한 산이다.

산행은 크리스마스트리로 유명한 애기봉 입구 고박저수지에서 시작한다.

고읍동을 지나 동녘골~공터~사리골~문수산성을 향해 오르면 한강 너머
북한땅도 조망할수 있는 정상에 다다른다.

하산은 서쪽의 문수사 길을 택한다.

문수산에서 가까운 김포군 대곶면 약암리에 약암온천이 있다.

약암온천은 중탄산천으로 특히 피부미용과 피부질환에 효과가 좋다.

또 미네랄천탕과 식염천탕을 번갈아 가며 온천욕을 할수있다.

김포공항에서 강화방면으로 가다가 군하리나 강화교 앞 검문소에서
내린다.

약암온천은 누산 삼거리에서 대명포구로 진입.

<> 용봉산 홍성온천 = 충남 홍성에 위치한 용봉산(381m)은 높이는 대단치
않아도 주변 전경이 수려하고 기암괴석이 수석처럼 예쁘다.

홍성에서 5km 떨어진 용봉국교 앞이 산행 기점.

우람한 미륵불이 있는 미륵암을 지나 능선에 오르면 기암괴석들이 자신을
뽐내듯 조화를 이룬다.

작고 예쁜 소나무들 사이로 5형제바위 공룡바위 칼바위 등 즐비한
기암들이 서로 형세를 다투고 있다.

바위군을 지나 20여분 내려가면 마애석불이 있는 용봉사에 도착하면서
2시간여의 산행은 끝난다.

홍성온천은 홍성읍 한복판에 있다.

혈압강하와 이뇨작용 만성부인병등에 특효가 있는 알칼리성
중탄산나트륨천으로 근처에 있는 덕산온천과 수질이 비슷하다.

경부고속도로 천안IC~온양~예산~홍성읍~용봉국교가 가는길.

<> 설악산 오색.척산온천 = 설악산(1,708m)은 말이 필요없는 유명한
관광 명소.

자연경관과 고찰이 잘 어우러진데다 특히 겨울산행의 묘미인 "눈꽃"
절경을 만끽할수 있어 설경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있다.

설악산은 아침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하고 등산로가 얼어붙어 있어
방한복과 아이젠 스패츠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

산행 코스는 다양하다.

매표소~신흥사~흔들바위~울산바위를 왕복하여 척산온천으로 향하는
코스가 있고 매표소~권금성~화채봉~대청봉~오색온천,
백담사~수렴동대피소~봉정암~대청봉~오색온천 등을 택할수 있다.

척산온천은 속초시 노학동에 있는 천연알칼리천.

나트륨이 함유된 희귀 온천으로 피부병 안질등에 효험이 좋다.

오색온천은 한계령 동쪽아래 금표교에서 북쪽으로 400m 떨어진 곳에
있는 알카리성 단순천이다.

<< 서울근교 드라이브코스 >>

설날 차례를 지내고 나서나 세배를 끝낸 다음날정도에는 집안에서
텔레비전을 쳐다보는 것보다는 근교의 가벼운 가족드라이브도 좋다.

<> 대부도.제부도 = 경기도 옹진군 대부도와 화성군 제부도는 자동차를
타고 갈수 있는 연륙도.

서울서 2시간 정도면 다다를 수 있어 하루 나들이 코스로는 안성맞춤이다.

대부도는 5km 정도의 해안을 따라 달리면서 산 논 밭 염전 바다 등
어촌과 농촌풍경을 동시에 느낄수 있는 곳.

제부도는 하루 두차례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을 연출한다.

갈라진 바다길을 따라 조개잡이 등 색다른 흥미를 느낄수도 있다.

밀물 때는 도로가 바다속에 잠기므로 반드시 물때를 알아봐야 한다.

섬주변에 횟집이 즐비해 갓 잡아올린 싱싱한 활어회와 각종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또 제방근처에서 대낚시와 갯지렁이를 즉시 구입해 바다낚시도 즐길수
있다.

경부고속도로 수원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수원역을 지난뒤 남양.사강
방면으로 306번 지방도로를 따라 1시간정도 달리면 대부도및 제부도
초입에 갈 수있다.

<> 강화도 = 전등사와 마니산이 유명하고 초지진등 선조들의 호국의지를
살필수도 있어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가족과 함께 가 볼만한 곳.

마니산은 해발 468m의 나즈막한 산이지만 개천절이면 단군제례를 지내고
전국체전 때는 성화를 채화하는 단군왕검의 강림설화가 서려있는 민족의
성산이다.

비록 낮은 산이지만 정상에선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등산에서
오는 피로를 말끔히 풀어준다.

사기리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에는 법당문 연꽃무늬 조각이 보물
161호로 지정된 정수사가 있다.

또 외포리에서 배를타면 석모도 보문사에도 갈 수있다.

승용차를 배에 싣고가 섬드라이브를 즐길 수있으며 보문사 경내에서
내려다 보이는 서해바다의 절경도 알아준다.

김포공항에서 48번국도를 따라 김포 통진을 거쳐 강화대교로 진입하면
된다.

<> 이천 = 영동고속도로에서 이천 읍내로 들어가는 도로변에 있는
온천지구의 미란다호텔과 설봉호텔에는 대중온천목욕탕이 있다.

이곳에는 600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대규모 대중목욕탕과 찬 공기를
마시며 온천을 할수 있는 노천탕이 있어 온가족이 하루를 즐기기에
적당한 장소.

또 이천도자기 마을과 80여군데의 도자기공장은 오가면서 들를 수있는
나들이 코스다.

웅장한 규모와 뛰어난 주위 경관을 자랑하는 여주 신륵사및 세종대왕이
묻혀있는 영릉도 인근에 있다.

중부고속도로 곤지암IC에서 빠져나와 산업도로를 15분정도 달리거나
영동고속도로 이천톨게이트를 통해 갈수 있다.

<> 산정호수 = 산정호수는 경기도 포천군과 강원도 철원군에 걸쳐있는
명성산 기슭에 위치한 7만8,000평의 호수.

궁예의 만년을 슬퍼하며 산새들이 울었다 하여 이름 붙여진 명성산에는
운천사 장인사 등의 사찰과 비선폭포 등룡폭포등 절경이 즐비하다.

유원지 입구에서 보트장까지 3km 의 산책로도 경관이 수려하다.

<< 스키장 >>

강원도에 위치한 알프스 용평 휘닉스파크등 대부분 스키장의 호텔 콘도
등 주요숙박 시설은 이미 보름전부터 설연휴 예약이 끝난 상태.

그러나 슬로프는 서울 근처의 스키장보다 상대적으로 넉넉해 속초나
간성 장평등 가까운 도시에 숙소를 정하고 스키를 즐기거나 스키장행
버스를 이용,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방법도 있다.

대부분의 관광업체들은 강원도 스키장행 관광버스를 서울 시내에서
매일 새벽 4~5시에 출발하는 당일코스와 저녁에 출발하는 야간스키
코스 상품을 마련해 놓고 있다.

대구 부산등 영남쪽 스키인구가 많이 이용하는 무주리조트도 리조트내
숙박시설은 이미 만원사례.그러나 무주구천동 여관촌과 민박 마을은
예약을 받지 않으므로 당일 상황에 따라 이용 가능성이 높다.

장거리 자동차여행과 짜증나는 교통난이 싫다면 양지리조트나 베어스타운
등 서울 근교의 스키장을 찾아 야간스키나 당일치기스키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김형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