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의 이자부담이 일본 수준만 된다면 제조업의 경쟁력은
일본에 비해 3배가량의 이익을 낼수 있다고 조사되었다.

수출비중이 높은 대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은 일본보다 월등히 높지만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나면 경상이익은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 되어
이자부담이 역시 우리 기업의 만성적인 해외 경쟁력약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제조업의 원가추이분석"은
94년중 제조업체들의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순금융비용 비율이 대기업의
경우 4.3%여서 일본의 상장기업 평균인 0.3%보다 무려 14배가 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격차는 일본이 경기침체와 낮은 금리수준을 보였던 94년
한해만의 특이한 상황이 아니고 89년부터 나타나고 있는 구조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금리만이라도 선진국이나 경쟁국 수준으로 낮다면 열심히 뛰어서
메워 보겠는데 높은 임금상승과 땅값에 고금리와 자금난이 겹쳐
"고비용구조"의 질곡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89년의 5.6%에서 93년 2.2%,94년에
3.3% 수준으로 떨어질 때 우리 기업들은 지난 5년간 작년까지 6.2%수준
에서 8.6%로 올렸는데도 금융비용을 포함한 경상이익률은 2.5%에서 2.7%로
변화가 거의 없는 상태이다.

일본기업의 경상이익률이 같은 기간중 4.7%에서 2.4%로 떨어졌는데도
한국기업이 앞지르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고금리 때문이기에
기업인들의 한숨과 원망이 정부와 금융당국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고금리 질곡에서 벗어나야 우리기업이 살고,지금이 바로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선진화된 일본기업들과 한판 승부를 해볼 계기이다.

기업도 재무구조를 견실화하여 차입비중을 줄이는게 물론 중요하지만
금리 하향안정화를 조속히 실현하여 제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먼저
낮추어 기업의 적응력을 높여 주어야 한다.

그래야 금리 하향안정의 선행조건이 되는 물가-임금-환율의 안정을
가능하게 하는 개방확대와 경쟁촉진을 기업이 적극 수용할수 있다.

지금 거시경제 상황은 연착륙을 겨냥한 안정화 추세로 가고 있지만
금리 하향안정화로 기업의 적응력을 높여주지 못하면 특정분야의
수출신장 하나로 지탱했던 높은 성장세는 급격히 둔화될 위험이
있다.

매출액대비 금융비용 비율은 92년부터 94년까지 6.3%,5.9%,4.3%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에 있지만 같은 기간중 일본이 2.0%에서 0.3%로,대만이
2.2%에서 1%대로 낮아진 것에 비하면 우리는 아직도 명목금리 실질금리
모두 경쟁국에 비해 2~3배 수준 이상으로 높다.

우선 금리 하향안정화를 국가경쟁력강화의 선결조건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높여야 한다.

다음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차입금 의존도를 40%대
수준까지 낮추어야 한다.

부채비율도 250% 수준으로 접근시켜 기업자체의 몸을 가볍게 하고
경쟁력을 높여 개선된 신용도로 국제금융시장을 활용할 능력을 갖추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