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연구소(Media-Laboratory)의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소장이 내한
했다.
"디지털이다 being digital)"
한국어판(박영률 출판사 간) 출간기념 강연회 "디지털이 세상을 바꾼다"
(15일 오후 2시 롯데호텔)를 위해 방한한 그를 14일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장차 모든 정보는 비트로 구성됩니다.
신문은 물론 책이나 잡지의 정보전달이 프린트라는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비트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죠.
정보전달이 목적인 신문사의 미래 역시 통신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전달방식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의 세상은 아톰(atom)이 아닌 비트(bit)가 지배하게 되리라는
주장이다.
"비트(정보단위)가 장악할 미래사회에서는 가상과 현실세계가 공존하고
시간과 공간이라는 물리적 장벽도 사라질 것입니다.
또 하나의 룰이 지배하던 사회구조에서 다수의 룰이 통용되는 시대로
변하게 됩니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또 디지털혁명으로 인해 5년안에 화폐, 지적소유권,
교육, 생활양식 등 모든 면에서 커다란 변화가 초래될 것이라고 말한다.
"디지털캐쉬(전자화폐)의 일반화는 세금부문의 제도정비를 요구할
겁니다.
지적소유권 보호를 위해서도 다각적인 연구 검토가 필요하죠.
여러사람이 하나의 텍스트로 배우는 현재의 교육방식은 스스로 데이터를
추적해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생활방식 역시
탈중앙화(decentralized)돼 새로운 패턴이 창출될 것입니다"
그가 요사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인터스페이스(inter-space).
사람의 생각을 읽어내는 컴퓨터에 대한 구상으로 그는 이것을
"생각하는 사물"(Thinking Things)이라고 표현한다.
"70년대초 TV관련기술의 엄청난 발전을 보면서 그것을 컴퓨터와
연계시키는 멀티미디어를 구상한 결과 상당한 수준에 올랐습니다.
이제는 컴퓨터가 인간의 감정을 느끼고 이해하는 새로운 시스팀을
연구해야 할 때입니다"
미국 사무직 종사자의 경우 이미 20%가 재택근무자라고 전한 네그로폰테
교수는 정보사회는 다가올 21세기의 물결이 아니라 현재 진행중인 거대한
물결임을 강조했다.
< 김수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