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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4일자) 항구적 물관리대책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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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부지방의 혹심한 가뭄 소식은 문득 치수를 치국의 근본으로 삼았던
    조상들의 마음가짐을 되새겨 보게 한다.

    이젠 영.호남지역 뿐만 아니라 중부지방까지도 물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마실 물조차 부족해 제한급수가 시작됐다.

    이러다간 공업용수 부족에다 봄철 영농기에 농사지을 물도 모자라지
    않을까 걱정이다.

    4개월째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남부 해안 도서에서는 바다의 염도가
    높아져 어장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린다.

    낙동간 상류 댐의 저수율은 40%를 밑돌고 하류의 수질은 정수 한계치를
    넘어서는 최악의 상태에 놓여 있다.

    문제는 이번 겨울 가뭄으로 끝날 것같지 않다는 점이다.

    기상학자들은 최근 몇년간 우리가 겪고 있는 극심한 가뭄 또는 홍수가
    전세계적인 지구온난화와 엘리뇨현상 등에 따른 기상이변의 하나이며 이러한
    돌발적인 기상이변은 앞으로 공업화가 진전될수록 더욱 잦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21세기에는 "맑은 물"을 확보하기 위한 군사적 충돌의 위험성이 높고
    그 "물전쟁"의 가장 위험한 화약고는 중동의 요르단-유프라테스-티그리스강
    유역이라는 세계은행(IBRD)보고서는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이러한 상황에 비추어 볼때 우리 정부의 물관리 정책은 수질과 수량 양면
    에서 시급히 쇄신돼야 하며 지금 겪고 있는 물부족문제도 일시적 가뭄대책
    차원이 아닌 항구적-근원적 자원관리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우리의 수자원관리는 여러 면에서 문제점을 드러내온 것이 사실
    이다.

    수질관리를 위해서는 오염물질의 상수원 유입을 차단해야 하는데 최근
    낙동강상류에 공단건설을 계획하고, 남한강 상류에 대규모 온천시설을 허용
    하는등 수질보호와는 정반대의 행위들이 버젓이 저질러지고 있다.

    수량관리 측면에서는 수요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수도요금이 선진국의 4분의1에 불과해서인지 물기근 속에서도 물낭비가
    너무 심하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나라의 용수예비율이 2000년에는 5% 이하로 떨어져
    물기근이 심화될 것이라고 한다.

    문제가 이처럼 심각한데도 우리의 행정체계는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물관리
    를 하지 못하고 있을 뿐더러 물을 둘러싼 지역갈등에도 속수무책이다 .

    물관리에 관한 기본법조차 아직 제정되지 않는등 관련법률도 취약한
    상태이다.

    정부는 겨울 가뭄피해가 확산되자 관계 장관회의를 소집하고 가뭄대책
    자금을 추가 지원하는등 연례행사가 돼 버린 듯한 지원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보다 장기적 안목의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고 본다.

    80% 이상이나 유실되는 빗물을 가두어 요긴하게 쓰는 다목적댐 건설과
    용수의 합리적 분배체계 개발등 효율적인 수자원관리 대책이 절실히 필요
    하다.

    물은 이미 저절로 얻어지는 자유재가 아닌 값비싼 경제재다.

    물에 대한 정부와 국민의 잘못된 인식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한 사철
    계속되는 물 비상을 면할수 없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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