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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칼럼] 법연사 감회 ..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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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복궁 정문인 광화문 앞길을 따라가다 동십자각을 끼고 삼청동으로
    꺾어져 북쪽으로 진입해 가면 그 초입에 얼른 보아 동십자각 형태의 전통
    양식 2층건물이 나타난다.

    이것이 현재 마무리 공사를 서두르고 있는 법연사건물이다.

    며칠전 단청을 끝내 놓은 종각을 보기위해 이층으로 올라가서 아직 종이
    걸리지 않은 종각에 들어가 보았다.

    올라가서 앞을 내다보니 옛 총독부 건물인 국립중앙박물관 건물이 헐려
    가는 모습으로 눈앞에 가득 다가왔다.

    그리고 광화문 근정전 경회루 향원정 등 경복궁 전체가 눈 아래 깔리며
    한눈에 잡혀 든다.

    "아! 이런 일이 일어났구나"하는 감회가 가득히 솟구쳐 오른다.

    정년 세간사는 무상한 것이구나!

    조선왕조가 성리학을 국시로 천명하며 혁명을 단행하여 전왕조와의 단절을
    표방하기 위해 한양으로 천도하고 전왕조의 주도이념이던 불교를 부정하려고
    극단적인 억압정책을 펼쳐 가던 때 그 왕조의 정궁으로 지었던 이 경복궁을
    한 눈에 내려다 볼수있는 곳에 그들이 그렇게 부정하려 했던 불교의 사원이
    들어서다니.

    조선 태조는 한양으로 천도하면서(1394) 불사를 짓지 않을수 없어 지금
    탑골공원 자리에 흥복사를 지어 선종본사를 삼고 옛 보성공등학교 자리 즉
    현재 서울과학고등학교 자리에 흥덕사를 지어 교종본사로 삼았을 뿐이었다.

    그후 현재 영국 대사관 자리에 태조계비 신덕왕후 강씨의 정릉이 들어서자
    그 원찬로 흥천사가 현재 덕수궁 자리에 들어서면서(1397) 조계선종 본사의
    지위가 흥천사로 옮겨가며 흥복사는 세종 초년에 폐사가 되는데 40여년만인
    세조9년(1464)에 원각사로 다시 중창되기도 한다.

    그러나 연산군은 그 10년(1504)에 흥천사 흥덕사 원각사를 모두 폐사시켜
    관부로 몰수하니 한양 도성 내의 대찰은 이로부터 사라지게 되었다.

    중종반정이후에 선종본사의 책임은 성종 선릉 원찰인 봉은사로 옮기고
    교종본사의 지위는 세조 광릉 원찰인 봉선사로 옮겨서 선교양종의 수사찬을
    모두 도성 밖으로 내보냈기 때문이다.

    그뒤 조선성리학 이념에 입각하여 성리학적 이상국가를 구현해 내는 인조
    반정(1623)이후에는 승려들의 도성 출입이 금지되어 고종32년(1895) 일본
    일연종 승려 좌야전려의 청원으로 해금되기까지 무려 272년동안 승려들이
    발걸음도 할수없었던 그 한양 서울, 그중에서도 그런 억불정책이 결정되던
    조선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자리에 이런 큰 절이
    들어서다니!

    정녕 세간사는 무성하다 하지 않을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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