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의 장기신용은행 보유 데이콤 주식 매입으로 지난 93년11월부터
2년동안 끌어온 재계의 데이콤 경영권 확보전이 사실상 끝났다.

이에따라 현대를 비롯한 삼성 대우등 대기업그룹들의 신규통신사업 진출전
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데이콤 경영권 확보전은 지난93년11월 한국통신의 보유주식 매각으로부터
시작됐다.

이때는 동양그룹이 한도인 10%를 매입,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동양그룹은 그다음해 비상근이지만 이사를 파견, "주인노릇"을 하는듯이
보였다.

그러나 그직후인 지난94년4월 체신부(현 정보통신부)가 가진 데이콤 전환
사채(CB) 매각에서 LG그룹에 역전당했다.

LG그룹이 관계사등을 동원해 CB를 대량으로 매입했다.

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LG진영의 지분율이 17%에 이르는 것으로
규모였다.

LG의 "기습"이 성공한 셈이다.

삼성그룹과 현대그룹등도 데이콤의 경영권에 눈독을 들여왔으나 일단은
"고배"를 마셨다.

특히 삼성그룹은 이번 입찰직전에 지분율 9.36%까지 끌어올린데 이어
관계사인 새한미디어까지 동원하는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LG그룹이 당장 데이콤의 경영을 좌우하지는 못할 것이다.

법적인 지분이 최고 10%에 불과한데다 삼성 현대 동양그룹등이 LG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98년초로 예상되는 지분한도확대(33%) 이전에는 어느기업도 데이콤의
경영권을 완전히 행사할수는 없다.

또 LG로서도 서두를 태세는 아니다.

일단 경영권확보에 필요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내년으로 예정된 신규통신사업자 선정때 개인휴대통신(PCS)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LG그룹의 PCS사업 참여는 "양다리걸치지" 작전인 셈이다.

신규통신사업자의 최종선정을 추첨방식으로 해 어느 누구도 자신할수
없다는데서 나온 전략으로 보인다.

LG그룹과 데이콤이 모두 신규사업에 신청하고 적어도 둘중에 하나가 따내고
둘다 안될 경우에는 데이콤 확보에 본격 매달린다는 것을 생각해 볼수 있다.

LG의 데이콤 인수는 막 시작된 재계의 통신사업 진출경쟁을 더욱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미래유망산업인 통신분야에 발을 들여놓지 않으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재계 1,2위를 다투는 현대와 삼성이 다급해졌다는 분석이다.

데이콤과의 시너지효과를 등에업은 LG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을 지켜볼수만은
없는 처지이다.

대우그룹도 초조해지게 됐다.

선경그룹이 한국이동통신, 포철과 코오롱은 신세기통신을 보유해 주요그룹
가운데 통신사업에 진출못하는 사태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 정건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