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산타클로스는 007 눈썰매를 타고 온다.

순록과 마차는 컴퓨터합성으로 만들어지고 북극의 요정들은 연료
추진 장치를 단 특수기동대로 변신한다.

월트디즈니의 "산타클로스"는 고전적인 꿈의 세계에 첨단과학의 옷을
입힌 코미디 영화.

할리우드의 기발한 상상력과 컴퓨터 그래픽이 빚어낸 결과다.

꿈이 없는 삶은 얼마나 삭막한가.

추억이 과거의 거름이라면 꿈은 미래의 자양분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늘 궁금해한다.

"산타가 정말 있을까.

하룻밤 사이에 어떻게 그 많은 집을 다녀갈수 있을까.

굴뚝이나 벽난로가 없는 경우에는 어디로 오나.

수많은 선물을 자루 하나에 모두 담을 수 있을까"

완구회사 마케팅 팀장인 스캇(팀 알렌)과 그의 아들 찰리(에릭 로이드)가
이같은 궁금증을 풀어준다.

크리스마스 이브, 스캇은 이혼한 전처로부터 아들을 봐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칠면조를 굽다 태우고 외식으로 저녁을 해결한 둘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한밤중 지붕에서 떨어진 산타의 옷속에서 이상한 카드를
발견한다.

거기에 적힌대로 산타의 옷을 입은 스캇은 찰리와 함께 순록이 이끄는
마차에 실려 북극에 도착한다.

산타가 된 아빠.

몸무게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수염도 금방금방 자란다.

스캇은 갑작스런 변신에 당황하지만 찰리는 뛸듯이 기뻐한다.

차츰 산타역에 빠져드는 스캇은 주소록을 보고 일일이 선물을 배달하고
굴뚝이 없는 집은 연통으로 스며들어 아이들을 놀라게 해준다.

특수분장과 컴퓨터합성이 동원된 이 영화에서도 산타가 주는 선물은
봉제인형이나 손으로 만든 장난감들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동심의 세계는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팀 알렌의 익살스런 연기와 형형색색의 요정들, 순록의 눈빛에 비친
산타의 모습 등이 따뜻하고 상큼하다.

( 9일 명보 / 동아 / 브로드웨이 개봉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