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는 불투명하고 다소 위축될 소지가 있긴 해도 안에서 잘 챙기기만
하면 급격한 경기위축은 없을 것이라는게 정책실무자와 관변 연구진들의
전망이다.

제도개혁으로 경제활동이 투명해지고 개방확대로 무한경쟁에 돌입하여
이제는 생존전략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기업쪽의 위기감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5일 한이헌 경제수석이 주재한 "96년 경제운영과 신경제장기구상
추진상황 점검"회의는 비자금파문과 5.18정국의 불확실성이 경제의 흐름을
혼탁하게 만들지 않도록 챙긴다는 데는 의미가 있겠으나 변화에 대한 인식의
뿌리가 깊지 못하고 대응방식이 구태의연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이제 과거 방식으로는 경제가 챙겨지지 않는다.

소득 1만달러 시대에는 국민각자의 소비내용을 정부가 나서서 진입 퇴출
가격등 생산활동에 대한 규제로 대신 선택해 줄수 없다.

수출 1,000억달러 시대에는 개별 기업의 생산-고용-판매-투자 어느 하나도
정부의 보호그늘 속에서 국제경쟁에 노출되지 않고 이루어질 수 없다.

세계 11위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국제사회에서 개방에 대한 예외를 요구하고
특별대우를 구걸해서는 나라의 품위가 떨어진다.

세계 12위의 수출국이 상품 용역 자산 어느것 하나 국제교역에서 예외를
가질수 없는데 금융은 꽁꽁 감싸고 통화수위 조절때문에 금리 환율 물가
모두를 왜곡시킬 수는 없다.

96년에는 경제운영 방식이 완전히 새로워져야 한다.

세계를 보고 경제운영계획을 세워야 한다.

투명한 경제원칙에 의해 운영되어야 하며 열린 경제에 맞지 않는 편법은
모두 버려야 한다.

한국적 특수상황을 핑계로 도입되었던 시장경제에 어긋나는 정책성역도
이제는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첫째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이 망하는 걸 막아야 한다.

96년은 어느 해보다도 제도변화가 많고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대기업집단처럼 다변화된 사업체제를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은 구매 납품
회수의 기간격차 조정과정에서 부도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으므로 결제
수단은 현금에 가깝게, 결제기간은 단기간으로 납품 즉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상거래 관행이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도록
대.중소기업 협력관계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새로운 사업기회를 포착한 경쟁력있는 기업의 진입을 촉진시켜야
한다.

96년에는 해외기업의 국내시장 진입이 동아시아 성장 다이내미즘에 힘입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기업의 규모나 국적에 따른 차별로 경쟁력있는 기업이 경쟁국으로 떠나기
전에 국내 유치를 서두르고 산업구조 조정을 촉진해야 한다.

경쟁력없는 기업이 경쟁력있는 기업에 흡수되는 것은 시장원리에 따른
경제체질 강화라는 균형있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

셋째 거시적인 총량규제의 신축성보다는 미시적인 규제해제와 원칙천명에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

변화에 대한 올바른 대응은 변화뿐이다.

개방경제체제에 맞는 올바른 경제운영방식은 민간자율이며 경쟁촉진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