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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물류 대상이 건설교통부와 한국경제신문사
공동주최로 제정돼 22일 첫번째 시상식을 가졌다.

이번 정부의 물류대상 제정은 국내 산업계에 물류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낙후된 물류체계를 선진화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는데 커다란 의미가
있다.

정부는 이번 물류대상 제정을 계기로 국내 물류업계의 사기를 앙양하고
더 나아가 기업의 물류부문 투자를 적극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도 정부가 뒤늦게나마 물류 부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밝히고
나선데 대해 크게 반기며 체계적인 물류산업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물류체계 발전에 앞장서온 관계기관 전문가들로부터 우리나라
물류의 현주소및 정책 추진상황, 정부와 업계의 과제등을 들어본다.

< 편집자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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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석자 ]]

- 최훈 <한진교통물류 연구원장>
- 조정제 <해운산업 연구원장>
- 이헌석 <건교부 수송정책실장>
- 한지연 <공영화물터미널 사장>
- 전일수 <교통개발연구원부원장>
- 문중식 <본사 편집부국장/사회>

<> 문부국장 =이번 물류대상 제정은 여러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물류대상 제정이 단순한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국내 물류의
체계적인 발전을 꾀할 수있는 계기가 돼야 할 것입니다.

<> 이실장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상을 제정해 물류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수있게 됐다는데 보람을 느낍니다.

형식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정부와 물류업계가 손을 잡고 물류발전을
도모해나가는 장으로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 최원장 =물류를 산업의 중요 부문으로 인식하게 됐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물류업계도 이제 기댈 곳이 생긴 셈이죠.

<> 문부국장 =물류라는 용어가 아직 일반에게는 생소한 편인데 개념
정의를 알기 쉽게 설명하신다면.

<> 전부원장 =물류의 통상적 개념은 제품을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직.간접으로 이전하는 과정에 포함되는 수송-보관-하역-포장-정보등
일련의 기능을 말합니다.

그러나 최근의 선진형 물류개념은 이같은 판매 물류외에 공장및 창고의
입지선정, 생산계획, 조달체계에서부터 폐기물의 회수및 재생에 이르기
까지의 관련된 모든 활동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 문부국장 =우리나라의 물류체계가 상당히 낙후됐다는데 선진국과
비교해 어느정도입니까.

<> 조원장 =미국 유럽등 물류선진국과 비교해 약 20년간의 격차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물류비 부담은 GNP대비 14.5%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 국내 제조업체의 물류비용은 매출액 대비 1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7%,일본의 11.3%에 비해 대단히 높은 수준입니다.

또 낙후된 물류체계로 인한 물류비 손실액은 연간 6조2,000억원에 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최원장 =우리나라 물류체계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 전근대성을
못벗어나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기업체들이 이 부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집중 투자를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은 경제규모에 비해 물류부문은 상당히 취약한 편이죠.

<> 문부국장 =그러면 물류체계가 이처럼 낙후된 원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 한사장 =무엇보다 물류 자체에 대한 기업의 원가의식 결여가 커다란
원인입니다.

그러다보니 물류에 대한 체계적인 투자가 미흡했던 것이죠.

<> 최원장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죠.

물류정책및 물류문화가 정착되지 못했고 또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매우 인색했던 편이죠.

여기에다 물류법제, 물류정보체계, 효율적인 수송체계 등이 갖춰지지
않은 탓이죠.

<> 전부원장 =기업부문과 공공부문으로 나눠 원인을 찾을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부분이 물류활동을 자체적으로 해결해 왔습니다.

단적인 예로 공로수송의 경우 자가용화물차량이 69%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물류관리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전문 물류업체에 일임하는 소위
제3자물류방식이라는 관리기법의 채택이 필요할 때입니다.

또 그간 공공부문이 기업의 물류활동을 위한 바람직한 외부환경을 조성해
주지 못한 점도 원인입니다.

화물유통의 핵심인 기반시설의 절대적 부족과 각종 규제가 물류의
선진화를 저해해온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 이실장 =물류활동은 곧 사회간접자본(SOC)시설과 직결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SOC의 부족이 지금의 물류난을 초래했다고 풀이할수
있습니다.

제한된 예산범위내에서 SOC확충사업을 펼쳐 나가다보니 급증하는 물류
수요에 대처하지 못한게 사실입니다.

물류부문에 대한 투자는 기업이 원가개념에서 접근, 민간부문에서 앞장서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의 민자유치 노력도 바로 이런 취지에서 나온 것입니다.

<> 문부국장 =이런 상황이라면 물류가 기업의 제3의 이익원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기업의 경쟁력제고에 물류의 역할은 어느 정도입니까.

<> 한사장 =물류비용 절감은 바로 가격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나라처럼 물류비용이 과다한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출발부터 선진국
기업에 지고들어가는 셈이죠.

또 물류체계가 선진화되면 가격경쟁력 뿐만아니라 수송시간, 제품의
보관상태, 서비스의 질등이 향상돼 여러가지로 경쟁력을 갖추게 됩니다.

<> 최원장 =기업이 물류비를 10% 절감하면 매출액을 28.7% 증가시키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 말은 물류비 절감이 기업의 수지개선에 얼마나 크게 기여할수 있느냐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 조원장 =우리 연구원의 연구결과는 그보다 더합니다.

1%의 물류비 절감이 7.2%의 매출액 증가에 해당된다는 연구보고서가
있습니다.

따라서 물류부문의 효율화는 매출신장보다 적은 노력으로 기업 경영성과
를 크게 개선할수 있다는 것이죠.

또 물류부문은 SOC 투자확충과 제도개선 등을 통해 비교적 짧은 시간에
효과를 볼수있기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제고에 아주 좋은 방법이죠.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국제 경쟁을 하는데 있어 물류비용을 얼마나
절감할수 있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 문부국장 =우리나라도 이제 정부와 기업이 물류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투자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정부가 추진중인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이실장 =우리나라는 물류관련 시설-운영-제도 등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낙후된 물류후진국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화물을 처리할 도로 항만 철도 공항등 모든 기반시설이 수요에 비해
절대 부족한 상황입니다.

정부도 이점을 인식, 제도개선및 투자확대를 꾀할 계획입니다.

먼저 물동량 증가에 대비해 정부예산 민간자본등 가용재원을 최대한
동원하여 도로-항만-철도등 물류 기반시설을 조기에 확충한다는 방침
입니다.

이와함께 기존 물류시설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도-절차를
개선하고 물류표준화 기계화 정보화로 물류 일관처리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종합물류정보망을 구축하고 물류표준화를 추진중에
있습니다.

또 복합화물터미널등 거점별 물류기지를 단계적으로 건설하는 한편
동북아 중심항만및 중심공항을 이미 건설중에 있습니다.

제도적으로는 유통단지개발추진법 제정을 위해 현재 국회에서 법안이
심의중에 있으며 물류산업에 대한 대폭적인 금융및 세제지원을 추진중
입니다.

<> 문부국장 =민간기업도 해야할 일이 많을텐데요.

<> 최원장 =국내 기업들은 지금부터라도 낙후된 물류체계를 혁신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기업들이 할수있는 일은 첫째 수.배송활동의 합리화, 둘째 상류와 물류의
분리, 셋째 물류공동화의 추진등입니다.

수송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임기응변식 수송계획을 지양하고
배차일정을 출하계획등과 연계하여 수립하고 수.배송과정도 철저히 관리
해야 합니다.

또 공장에서 대리점이나 영업소로 제품을 출고하는 형태(상류)에서 탈피,
공장에서 지역물류센터로 출하를 집약하는 물류체계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와함께 공동배차, 공동수.배송, 공용터미널 운영등 물류공동화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 더 많은 물류비 절감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 한사장 =공영 복합화물터미널과 같은 대단위 복합화물터미널을 전국
주요 대도시에 건설하고 배수 중소도시에 소형 화물터미널을 조성, 전국을
연결하는 화물터미널망을 구축하는 것이 선결과제입니다.

이 부문에 대한 투자는 기업이 스스로 해야 할 것입니다.

<> 문부국장 =국내 물류의 현주소및 문제점, 중요성 등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는데 끝으로 과제와 전망에 대해 한말씀 해주시죠.

<> 최원장 =가장 중요한 것은 민과 관의 마인드 문제입니다.

지금처럼 물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 물류체계
개선에 나선다면 더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 조원장 =SOC의 확충, 종합물류정보망 구축, 물류표준화, 연안해송
증대, 물류기지망 구축등이 중요 과제입니다.

물류 개선과정에서는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할 전망인데
이는 장비의 기계화-자동화로 풀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 이실장 =정부가 추진중인 물류체계개선을 위한 10개년 계획이
달성되면 2003년께는 우리나라의 물류체계를 복합 일관물류시스템으로
바꾸게 될 겁니다.

이때가 되면 현재 제조업 매출액대비 17% 수준인 물류비를 11%까지
끌어 내리게 되지요.

또한 연간 절감할 수있는 물류비는 오는 97년에 7조원, 2003년에는
44조원에 이를 것입니다.

<> 전부원장 =민자유치등으로 물류시설의 원활한 공급을 도모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좀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또 물류산업에 대한 자율화 민영화등 다각적이고 과감한 제도의 도입으로
시장기능을 극대화하고 물류산업이 입지산업임을 고려, 물류시설에 대한
입지규제 제도도 완화돼야 합니다.

업계도 체계적인 인력양성및 물류조직의 개편등을 통한 시스템 운용방법의
개발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 정리=김상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