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체들이 부동산경기침체에 따른 아파트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파동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사업부지확보에따른 토지대금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등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까지 자금악화로 부도난 건설업체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늘어난 709개사에 이르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10월말 현재 주택사업을 위해 토지개발공사로부터
공동주택지를 매입한 업체중 전국의 61개 주택업체가 모두 1,572억
3,603만원의 토지매입대금을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원금연체에 따른 이자만도 11억2,800여만원에 달해 주택업체의
자금난은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공동주택지를 구입하고도 자금사정으로 매각대금을 납부하지 못하고
있는 업체들은 지난해 주택공급실적이 중앙과 지방에서 모두 20위권안에
포함되는 중견및 대형 주택업체들이며 일부는 5-7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밝혀져 주택업체의 자금사정은 알려진 것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별로는 전국에서 활발히 주택사업을 벌이고 있는 K그룹이 수원 영통
3-2블럭(연체액 39억8,085만5,000원), 삼척교동 6블럭(" 32억8,333만
5,000원)등 모두 13개 지역에서 모두 265억9,183만3,000원의 원금을 갚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연체원금에 대한 이자와 연체이자를 제외한 것이어서
K그룹의 연체총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C그룹과 B그룹의 경우에도 녹산주단 1-1블럭(연체액 111억307만8,000원)
등에서 각각 5억-500억원의 연체액을 기록하고 있다.

또 W그룹도 김해장유 2-5블럭(연체액 13억6,760만원)등에서 모두32억
2,000만원의 연체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의정부 민락,수원영통등 5개 수도권에서 17개 건설업체들이
모두 748억8,183만2,000원을 연체하고 있다.

또 부산및 경남지역에서 16개 주택업체가 모두 311억6,210만7,000원을,
대구및 경북지역에선 11개 주택업체가 159억7,597만5,000원을 공동주택지
매각금액을 갚지 못하고 있다.

대형건설업체 건설사업부문 한 임원은 "30대 그룹을 끼고 있는 건설업체
들도 채산성이 크게 악화돼 토지개발공사로부터 구입한 공동주택지의
매각원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실정이어서 중소건설업체들의 자금사정은
이를 비추어봐도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전대통령의 비자금파동으로 건설업체들이 기대고 있는 사채시장
마저 경색돼 올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대형및 중견주택업체의 부도가 줄을
이을 전망"이라며 주택업계의 대규모 부도위기를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