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을 실명전환해 준것으로 밝혀진 대우그룹
김우중회장과 한보그룹 정태수회장은 어떤 처벌이 가능할까.

검찰수사결과 대우가 한보그룹은 93년 8월12일 이후 2개월간으로
한정된 실명전환의무기간 사이에 금융기관에 가.

차명으로 예치된 노씨이 비자금 7백억원 이상을 자신의 기업이름으로
실명전환해 준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단순히 실명을 빌려준 행위에 대해서는 별다른
처벌조항이 없는데다 법 취지상 제재도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게
법조계와 재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는 "금융실명거래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재정경제명령"자체가
금융기관을 제외하고는 형사처벌이 불가능한데다 이 법의 취지가 전주를
확인하는 것보다 "거래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거래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름을 빌려준 사람에 대한 제재조항이 없기때문.

이는 기업자금을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한뒤 이를 노씨에게 건내줬을
경우 비자금 조성방법에 따라 횡령등 사법처리의 대상으로 될수있는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라 할수있다.

즉 대우나 한보가 노씨의 비자금을 실명전환을 통해 합법화해준
것은 결국 광의의 "돈세탁"해준 것으로 노씨에게 단순히 정치헌금을
건네준 기업에 비해서는 훨씬 비난 가능성이 높지만 처벌여부는
그와는 정반대라는 것이다.

물론 이들은 다른 사람으 "검은돈"을 합법적으로 실명전환해준 만큼
비난 가능성은 있는 것이어서 사안에 따라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을수는
있을 것으로 재계는 추정하고 있다.

특히 노씨의 비자금을 실명전환한귀 일부를 기업활동에 사용한
한보그룹의 경우 지급이자를 계상하기 않는등 변칙적인 회계처리나
계열사간의 자금이동 등이 세무조사결과 드러나면 중과세당할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업측의 입장에서보면 이번 경우 노씨의 은닉재산을
대외신용도를 생명으로 하는 자사의 이름을 빌려 합법화해준 사실이
들통난 것인만큼 이때문에 손상된 기업이미지를 다시 만회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