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와 접해 있는 마포구 상암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히고있다.

이 곳은 난지도로 향하는 쓰레기로 인해 주거환경이 열악한데다 변변한
도로 하나 없어 개발이 지체된 "버려진 땅"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93년 8월 상암동 35의 7, 110평의 구옥을 헐고 지하1층 지상5층의
상가건물을 지은 허경우씨(46)는 이러한 일반적인 인식을 뒤집고부동산개발
에 성공했다.

허씨는 부동산컨설팅회사의 도움으로 지역내 자급자족형의 업종을
유치시켜 초기분양에 성공,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구옥이 20년이나 돼 생활에 불편을 느꼈던 허씨는 지난 92년 말께 어떤
형태로던 집을 개축할 필요성을 가지게 됐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상가건물을 지어 일부층을 전세와 월세로 임대해
건축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고 최고층에는 주택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부동산경기침체로 서울의 부심지에서도 상가미분양이
생겨나는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허씨가 부동산컨설팅회사인 한국부동산컨설팅을 방문한건 지난 93년
1월께.

용역을 의뢰를 받은 한국부동산컨설팅측은 부동산개발에 앞서 사업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허씨의 부동산은 대진운수 종점 맞은편에 위치, 낙후지역에서 그나마
3-4개의 3층규모의 건물들이 조그마한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난지도쪽으로는 배후지가 없는데다 주변의 주택들도 2-3층의 노후
주택으로 구성돼 구매력도 한계가 있었다.

개발가능성을 예측할수 있는 도로망도 2m 소방도로 하나밖에 없어 2대의
차량이 지나가기도 힘들 정도이고 대로인 수색로는 수색역사로 인해
직선거리로 접근이 차단돼 있었다.

한국부동산컨설팅측은 그러나 이 일대를 대표할 상권이 수색역사 건너편에
있는 수색로변에 위치, 주민들의 생활이 불편하다는 점에 착안해 지역내
자급자족이 가능한 업종을 선정한다면 분양이 순조로울 것으로 판단했다.

즉 이지역 주민들은 은행 약국 의원 사진관등이 없어 사소한 일마다
수색역을 우회해 수색로주변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중시한 것이다.

93년 3월에 시작해 8월에 준공된 이 건물은 49%의 건폐율과 290%의
용적율이 적용됐다.

바닥면적이 53.9평인 이 건물에는 <>지하1층 당구장 <>지상1층 은행 약국
사진관 신발가게 <>지상2층 병원 <>지상3층 치과 사무실 <>지상4층 교회
<>지상5층 주택등으로 설계됐다.

지역내 필요업종을 선정했기 때문에 분양시작 한달만에 분양을 마무리할
정도로 순조로웠는데 <>지하1층 전세보증금 3,500만원 월세 90만원 <>지상
1층 전세보증금 2억6,000만원 월세 10만원 <>지상2층 전세보증금 6,000만원
월세 70만원 <>지상3층 전세보증금6,000만원 월세 55만원 <>지상4층
전세보증금 4,000만원 월세 60만원선이었다.

이를 합산하면 전세보증금 4억5,000만원과 월세 375만원인데 월세375만원
을 전세보증금으로 환산하면 1억8,750만원이 나와 전세보증금으로 계산된
임대수입은 모두 6억3,750만원이다.

비용은 건축비가 5억4,400만원(평당 170만원선)으로 허씨는 9,350만원의
순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미분양을 우려,주변보다 10-20%정도 싼 가격
예상가를 임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영업이 활성화된 지금은 월세가 15%정도
올라가 허씨의 수익은 전보다 높아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