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전망과 예산편성 II ]]

박종규 <한국조세연 전문연구위원>

거시경제 전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외생변수중 하나는 중앙정부의
지출규모이다.

그런데 예산편성을 위한 경제전망에서는 중앙정부의 예산이 얼마로
책정될지조차 알수 없는 가운데 내년도 정부지출 규모를 가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처럼 정부지출규모가 가정에 의해 결정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경제전망에 기초해 이뤄지는 예산편성 작업은 스케줄상 앞뒤가 다소 전도된
듯한 양상을 보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정부예산의 거시경제적 효과는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정부소비와 공공부문 총고정자본 형성은 얼마큼씩 늘어나며
이에따라 통화량및 국제수지 물가 임금 실업률 금리 등은 어떻게 변하는지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는 본질적으로 국민계정과 재정통계,그리고 통화통계 각각의 계상기준과
정부의 포괄범위가 달라 이 통계들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사회간접자본확충을 위해 5조원의 재정지출을 해도 국민계정
상의 건설투자는 경상가격으로도 5조원이 늘어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예산당국으로서는 자신이 편성하려는 예산이 거시경제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을 가지고 예산을 내놓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신국민계정(SNA)에 의하면 정부및 공기업의 예.결산서에 근거해
정부부문의 경상가격 부가가치가 산출되고 기준연도 단가등을 감안해
불변가격이 계산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예산서가 의미하는 중앙정부의 정부소비와
공공부문 총고정자본 형성 규모를 집계할수 있다.

특히 정부회계와 국민계정을 연결시키는 작업은 대단히 방대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한국은행이 이미 신국민계정에 의해 분기별로 정부부문
국민소득을 집계하고 있다.

따라서 이 노하우를 예산편성시에 활용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아울러 재정통계와 통화통계를 연결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이들을
거시모형과 연결해 예산편성에 이용한다면 전체적인 예산규모및 항목별
지출내역을 조정함에 따라 통화량과 세수및 거시경제 변수들이 어떻게
변할지를 수시로 파악해 가면서 최종적인 예산편성을 할수 있을 것이다.

이 작업들을 통해 보다 정확한 경제전망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예산실과
세제실 금융실 경제정책국및 국고국간의 예산편성을 위한 업무협조도 보다
유기적으로 이뤄질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실.국간의 업무협조 체제가 예산편성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이뤄질때 진정한 의미의 재정.통화의 정책조합이 가능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 재경원 통합의 효과가 한층 제고될수 있을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