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씨의 비자금파문으로 부동산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금은 부동산동면기를 앞두고 급매물이
쏟아질 시기이나 비자금파동으로 덩치가 큰 임야 준농림지등은 매수나
매도주문이 거의 끊긴 상태이다.

특히 노씨의 은닉부동산을 캐기 위한 검찰수사방침이 알려지면서 차
명 또는 가명 부동산보유자들이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매물로 내놓
은 부동산을 회수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전원주택도 비자금파문이
후 매수주문이 끊긴채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는 실정이다.

김포의 한 부동산중계업소는 "실수요자들이 주고객층인 아파트나 단독
주택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변화가 없으나 임야 토지등 중대형 부동산매
물은 하루 평균 3~4건의 급매물 의뢰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매물이 자취
를 감췄다"고 말했다.

또 "김포일대의 준농림이나 임야등 대형매물 의뢰를 취소하고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묻는 전화만 하루 몇건씩 걸려온다"고 비자금파동으로 인한
부동산시장의 한파를 전했다.

이와함께 주택업체들도 이번 비자금파동으로 가뜩이나 침체된 부동산
경기에 파급효과를 가져올까 우려하고 있다.

금호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상무지구와 김포마송지구에서 각각
342가구,612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분양시기를 비자금
파동이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는 내달중순까지 연기할 방침을 정한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케이앤케이 권진영사장은 "이같은 상황에선 부동
산을 많이 가진 사람에 대한 의혹이 집중될수 밖에 없으며 장기적으로
보면 실명전환시기인 내년 6월까지는 수요는 없는 상황에서 공급물량만
늘어나게돼 부동산시장이 또 한차례 홍역을 치루게 될것"이라고 전망했
다.

< 부동산팀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