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끼리 호형호제해가며 아무리 친하게 지내도 모이고 나면 딱딱한
모임.

바둑모임은 그럴수밖에 없다.

두다보면 딱딱 소리가 나게 마련이니까.

태평양본사의 바둑모임인 쾌남기우회는 지난 90년 사원들의 친목과
화합을 위해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업고 출범, 지금은 만 5년의 연륜에
90여명의 회원수를 자랑하고있다.

5년동안 딱딱거린 덕분에 지금은 사내에서 최고로 단단한 결속력을
자랑하는 모임이 됐다.

매주 토요일은 우리회사의 캐주얼데이.

넥타이를 풀고 자유로운 복장으로 근무한다.

창의성을 계발하기위한 정책이다.

쾌남기우회 회원들은 이날 모임을 갖고 반상을 종횡으로 누비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활력을 채운다.

이날 이 순간에는 장비도 제갈공명도 될수있다.

매분기 마지막 토요일은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공식적으로 겨루는 시합이
벌어진다.

기력에 따라 조를 나누어 분기 패권을 다툰다.

푸짐한 상품이 가득 쌓여 욕심을 부추기지만 대국에 접어들면 상품은
뒷전으로 밀리고 오직 상대와의 기싸움에만 몰두하게된다.

이대회에서 우승자와 준우승자는 자동적으로 1급씩 승급, 한사람이 우승을
독차지할 우려를 불식시켰다.

리그전과 토너먼트 방식을 적절히 섞은 이 대회는 올 봄 대회가 18회째.

웬만한 실력자들은 대개 판맛을 보아 우승이라는 글자가 선명히 박힌
바둑판등 각종 바둑용품을 장만하기도했다.

이 대회는 개인전만이 아니라 부서대항전으로 치러지기도하며 조를
나누지않고 무차별 토너먼트로 펼쳐지기도했다.

어느 모임이건 궂은 일을 도맡아 해가며 열성적으로 관리하고 독려하는
사람이 있어야 모임이 활성화되는 법이다.

쾌남기우회는 유병우과장이 회장직을 맡고있으며 문성기대리가 총무를
맡아 모임을 알뜰히 운영하고있다.

매일 만나는 동료끼리만 바둑을 두는것은 아니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등의 지역사업부와 수원 대전 김천공장, 그리고
연구소에도 바둑모임이 조직되어 서로간의 대국모임도 활발하다.

또 대회에 프로기사를 초청, 지도대국을 갖고 결승전 복기해설을 듣기도
했다.

연간 2회정도 전국 직장인 바둑대회에도 참가, 직장 바둑계에서 주목의
대상으로 떠오르고있다.

현재 신동목과장(아마2단) 이철수과장(아마3단)등 유단자 5명외에 1-7급등
90여명이 기우회의 멤버로 참여하고있다.

여성회원은 준회원으로 참여, 20여명에 이르고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