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금융 김현섭 과장(36.국제투자부).입사한지 10년 가까이 되는
국제금융분야의 베테랑이다.

김과장의 업무는 한마디로 외화 유가증권을 운용하는 "국제금융맨".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포르등에 있는 해외현지 기업들에 대한
유가증권 투자업무를 맡다보니 유창한 영어실력은 필수다.

또 2억달러(1,600억원)어치나 되는 투자운용액이 말해주듯 종합적이고
순발력있는 국제금융감각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다.

"국제화시대에 첨단금융기법을 다루는 부서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있습니다"

김과장은 다른 금융기관과 달리 종금사가 국제금융 리스 단기금융 증권
등의 다양한 업무를 섭렵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후배들에게 권할 만한
직장이라고 말한다.

서울대경영학과 서울대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 86년1월공채
(필기.면접, 경쟁률 50대1)를 통해 입사한 김과장의 현재 연봉은
4,500만원선.

은행에 들어간 같은 또래의 친구들과 비교해 1,200만~1,300만원은 더
받는다고.

그렇지만 지점이 많은 증권사에 비해 진급은 약간 느린 편이다.

김과장이 업무및 안정.장래성,회사분위기등 이른바 직장의 "3대
필수요소"에 크게 만족하는 것은 무엇보다 소수정예로 경영되는 종금사들이
인력개발에 신경쓰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0년 회사에서 첫 실시한 해외학술연수생에 선발돼 미국 뉴욕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물론 수업료는 가족생활비까지 회사에서 전액 지원받았다.

지금까지 일해본 부서는 증권 기획 국제투자부. 두달에 한번 꼴로
해외출장을 간다.

"뉴욕 금융시장과 거래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야근도 해야됩니다"

그래서 김과장의 시계는 항상 거래하는 상대방 나라의 시간에 맞춰져 있다.

종금사에는 김과장처럼 국제금융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외에 리스 단기금융
등 다양한 파트가 있다.

리스는 국산및 외산설비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 설비구입 자금을 지원해
주는 일종의 장기설비대출이다.

때문에 경기의 흐름을 읽어 수요기업을 찾아내는 경제정보감각이 필요한
업무이기도 하다.

리스전업사가 주로 국산리스를 해주고 있다면 종금사들은 해외차입한
외화자금으로 외화리스를 많이 취급하고 있다.

종금사 업무중에 빼놓을 수 없는 부서가 단기금융업무이다.

현재는 투자금융사들이 주력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는 기업어음(CP)등의
단기금융상품은 내년 투.종금 영역통합으로 여.수신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때문에 순발력과 판단력을 요구하는 단기금융 분야에도 대규모 인력충원이
이뤄질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이처럼 "탤런트 금융인"을 키우는 종금사에 들어가면 간혹 외국의
금융기관에서 스카우트의 손길을 뻗치기도 한다.

올해초 H종금에서 국제펀드매니저로 일하던 K과장이 연봉 25만달러(2억원)
에 홍콩의 모증권사로 옮긴 적이 있다.

앞으로 본격적인 금융시장에 대비,투자은행화의 청사진을 내걸고 있는
종합금융사등 제2금융권에 취업지망생들이 많이 몰리는 이유중의 하나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