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로라 데이비스(32) 부럽지 않은 한국여자골프의 보배.

아마추어로서 시즌 오픈대회 4관왕을 달성한 아마추어 국가대표 박세리
(18.공주금성여고3)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박은 데이비스 구옥희 도나 앤드류스등 세계적 선수들이 출전한 가운데
시즌 여자골프 마감대회로 열린 서울여자오픈마저 석권,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여자골퍼로 자리매김했다.

그도 그럴것이 박은 데드라이버거리 240여m로 국내 최장타자에 속하는데다
성격마저 대담해 선수로서 대성할 소지를 충분히 갖추었다.

박은 지난해까지 아마추어대회는 셀수없이 석권해왔고 오픈대회
(라일앤스코트 톰보이)에서도 2승을 거두었으며 올들어서는 톰보이오픈을
필두로 미도파 크리스찬디올 이번대회까지 4승을 추가했다.

고교생으로서 아마추어로서 오픈대회에서만 통산 6승을 거둔 것이다.

<>.8일 프라자CC 타이거코스(파72.전장 5,608m)에서 열린 제6회 서울여자
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30만달러) 최종일 경기에서 아마추어 국가대표
박세리는 이븐파 72타를 기록,3라운드합계 2언더파 214타로 구옥희를
2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첫날 선두였다가 2라운드에서 구옥희(39)에 1타 뒤졌던 박세리는 1번홀
에서 보기를 범해 출발이 좋지 않았다.

박은 6번홀까지 버디와 보기를 1개씩 추가,구를 1타차로 따라붙은 뒤
7번홀(파3.149m)에서 두번째 버디를 잡아 처음 동률선두가 되는데
성공했다.

이어 승부의 갈림길이 된 8번홀(파5.473m).박이 서드샷을 핀 2m지점에
떨어뜨려 연속버디를 잡은반면,구는 서드샷이 벙커에 들어가는 바람에
4온2퍼팅으로 보기를 범했다.

전반까지 합계 스코어는 박이 3언더파,구가 1언더파.박의 2타 역전이었다.

박은 후반들어서도 구나 서아람보다도 20m정도 더 나가는 드라이버샷으로
기선을 잡으며 계속 리드를 유지했고 한번도 역전당하지 않았다.

박은 특히 14번홀(파4.354m)에서 티샷이 드로가 걸리면서 왼쪽 소나무숲에
떨어져 위기를 맞았으나 침착하게 탈출,구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박은 홀까지 150m를 남기고 2번아이언을 5 정도 내려잡고 펀치샷,소나무를
피해 온그린시킨뒤 파를 잡았다.

<>.동일레나운클래식에 이어 국내대회에서 시즌 2승째를 노렸던 구옥희는
우승 일보전에서 까마득한 "꿈나무" 박세리에게 역전패당하고 말았다.

구는 안전된 기량으로 우승권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평가받았으나 박의
겁없는 도전에 페이스를 잃고 말았다.

구는 일단 드라이버샷에서 박에게 20~30m나 뒤진데다 어프로치샷과
퍼팅마저 번번이 짧았다.

구는 대신 박이 아마추어인 관계로 우승상금 6만달러(약 4,600만원)를
받았다.

로라 데이비스는 이날도 6,18번홀에서 OB를 내는등 3일동안 한번도
만족스런 경기를 펼치지 못한채 공동9위에 그쳤다.

<김경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