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이냐 패기냐.

총상금 30만달러의 제6회 서울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는 베테랑 구옥희가
선두로 부상한 가운데 아마추어 국가대표인 박세리와 프로 초년생 서아람이
그 뒤를 추격, 최종일 국내선수끼리 우승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랭킹 1위 로라 데이비스는 비록 선두와는 6타의 간격이 있지만 우승을
견제할수 있는 자리에는 포진하고 있다.

7일 프라자CC 타이거코스(파72.전장 5,608m)에서 속개된 대회 2라운드에서
구옥희(39)는 2언더파 70타를 기록, 합계 3언더파 141타로 단독선두에
나섰다.

"지금이 최고의 컨디션"이라고 밝힌 구는 이날 정교한 어프로치샷에
힘입어 버디 3개를 잡고,보기는 1개 범했다.

구는 16번홀(파3.137m)에서 티샷이 깃대를 맞고 40cm 지점에 멈춰 버디를
잡았고 5번홀(파4.340m)에서는 세컨드샷이 숲에 들어갔으나 절묘한 탈출로
파세이브를 했다.

첫날 선두였던 박세리(18.공주금성여고)는 이날 버디2 보기3개로 73타를
기록, 합계 142타로 구옥희를 1타차로 쫓는 입장이 됐다.

박은 12번홀(파3)에서 15m버디퍼팅이 들어가 쾌조의 출발을 보였지만
4번홀(파3)에서 3퍼팅(10m)을 해 보기를 범하기도 했다.

이날의 복병은 서아람. 서는 버디와 보기 개로 3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선두진입에 성공했다.

이밖에 95로즈오픈 챔피언 리 웬 린(대만)과 94미LPGA상금랭킹 5위 도나
앤드류스(미)는 각각 78,80타의 부진을 보이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세계여자프로 최고의 장타자 로라 데이비스(영.32)는 이날도 경기가
안풀린듯 2~3차례나 클럽을 내던지는등 진면목을 보이지 못했다.

인코스에서 출발, 전반을 파행진으로 마감한 데이비스는 후반 첫홀인
1번홀에서 세컨드샷이 벙커에 빠졌으나 모래에 물기가 있는지 모르고
간단히 탈출하려다 첫 보기를 범했다.

데이비스는 4번홀에서 1.3m 파퍼팅이 들어가지 않자 그린을 발로 차기도
했으며 6,8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이븐으로 둘쨋날 경기를 마쳤다.

데이비스는 이날은 1번홀에서 단 한차례 드라이버로 티샷했다.

<>.최종일 우승경쟁은 구옥희와 박세리,로라 데이비스의 3파전으로
압축될것 같다.

컨디션.경험면에서 볼때 구옥희가 단연 우승후보 1순위에 꼽히지만,
박세리의 겁없는 전진이나 데이비스의 몰아치기에 의한 역전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

구옥희는 안정된 전력을 바탕으로 고액상금대회인 이 대회 첫 우승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오픈대회 시즌3관왕 박세리도 "프로진출을 앞두고
시즌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하고 싶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데이비스도 1,2라운드의 적응을 바탕으로 제실력을 발휘할 경우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

< 김경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