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자부심과 긍지를 대표하는 한글이 현대적인 춤사위로 무대에
올려진다.

밀물현대무용단(대표 이숙재)이 8~9일 장충동 국립극장대극장에서 창단10
주년및 한글창제549돌 기념공연으로 펼치는 "한글기행"이 화제의 공연.

서막과 총5장으로 구성된 이작품은 한글속에 담겨있는 정신세계와 철학,한
글의 조형미와 우수성을 우리 고유의 가락과 몸짓이 어우러진 무용언어로 풀
어낸다.

아울러 단순한 무용극형식이 아닌 상징적인 놀이의식과 축제를 통해 생각
하고 느끼는 한글,나아가 세계속에 살아숨쉬는 한글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막에서는 외래 선진문화를 통해 잃어가는 우리의 정체성을 재확인한다.

1장"개천"에서는 우리민족의 건국과 함께 홀소리(모음)와 닿소리(자음)의
글꼴을 형상화하여 우리글의 탄생을 암시한다.

2장"한글의 조화"에서는 홀소리와 닿소리를 상징하는 남녀2인무가 한글의
과학적인 구조와 우수성을 표현한다.

3장"한글의 응용"에서는 한글 최초의 시문학인 용비어천가에 드러난 천지
인 음양오행설등 한글의 근본이념과 철학을 나타내고 4장"한글의 사랑"에서
는 홀소리와 닿소리의 조화로운 어울림을 통해 외래문화의 홍수로 수난을
겪어온 한글에 대한 사랑을 일깨운다.

5장"세계속으로 뻗어가는 한국"에서는 민족의 혼이 깃든 한글의 모습속에
우리글의 자주성과 세계로 비약하는 한국의 미래상을 담는다.

91년 "홀소리 닿소리"공연이래 줄곧 한글무용화에 관심을 가져온 이숙재교
수(한양대)는 "고유한 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작품화하는 외국에 비해 우리
는 고유문화에 대한 관심이 소홀했다"며 "관객들이 우리글의 정신세계와 아
름다움을 쉽게 이해하도록 무대 조명 음악 의상등 다양한 표현기법을 활용
했다"고 말했다.공연시간은 오후7시30분.578-6810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