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0대그룹내 건설업체와 엔지니어링업체간에 조직 통합 바람이 불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 출범과 함께 국가별 시장개방
이 가속화되면서 대형 건설업체와 엔지니어링업체들이 경쟁력제고와 ''덩치
불리기''의 일환으로 조직통합을 추진중이다.

조직통합까지 진척되지 않은 그룹들도 내년부터 본격화될 국내 사회간접
자본(SOC)시설 민자사업 및 대형 민간공사 수주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엔지니어링을 건설과 접목시키고 있다.

이는 최고경영자 1명이 이끄는 2개의 법인을 두고 건설과 엔지니어링
모두에 적용되는 사업계획을 짜 추진하는 업무통합이나 사안별로 협조하는
업무제휴 형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건설은 내달말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1일자로 현대엔지니어링을
합병키로 했다고 최근 증권감독원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현대건설은 토목설계등 엔지니어링기능을 강화, 시장개방에 대응하고
해외시장에서 초대형 외국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 현대엔지니어링을 합병
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9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순수설계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차로 내년 삼성물산과 삼성건설을 합병키로 한 삼성그룹도 2차로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내 건설분야를 추가로 통합할 방침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엔지니어링등이 합병되는 시기는 98년께가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물산과 건설만 합치더라도 연간매출규모가 17조원을 웃도는데다
중공업 건술부문과 엔지니어링까지 통합하면 국내 최대규모의 건설업체로
등장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따라 신뢰도는 물론이고 파이낸싱능력 정보수집능력등이 크게 향상돼
해외수주시장에서 외국의 대형업체들과 정면경쟁을 벌일수있다는 판단이다.

코오롱건설과 코오롱엔지니어링은 링종의 조직통합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예이다.

코오롱그룹은 최근 1차로 회장과 사장이 두회사를 겸임토록한데 이어
2차로 근무지(서울 청담동)를 한군데로 통합했으며 관리지원부서를 하나로
묶었다.

코오롱 관계자는 법적인 합병은 아니지만 조직이나 업무상으로는 합쳐진
것과 같으며 장기적으로 코오롱엔지니어링의 상장후 정식 합병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벽산그룹도 벽산건설 벽산개발 벽산엔지니어링 3사를 한건물(서울
여의도동)에 입주시켜 1명의 최고경영자(회장)가 업무를 통합, 조정하고
있다.

플랜트분야에 강점을 갖고있는 대림산업과 대림엔지니어링은 올초부터 양사
임원들로 구성된 공동협의체를 구성, 사업의 공동추진을 비롯한 업무제휴
조정등을 하고 있다.

쌍용건설과 쌍용엔지니어링에서도 최근 건설 엔지니어링 두분야의 통합붐
을 타고 두회사의 통합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