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오페라단이 최초로 일본무대에 선다.

15-16일 오후5시 일본 동경 히도미홀(2,230석 규모)에서 "춘향전"
(대본 유치진 작곡 장일남)을 공연하는 글로리아 오페라단(단장 양수화)이
바로 그 주인공.

한일 오페라교류는 91년 고이연국씨작 "줄리아의 순교"가 일본에서
공연된 것이 유일한 예이며, 이또한 일본어대사에 주역 이규도씨
(소프라노)를 제외한 성악가들, 오케스트라, 무대연출 모두 일본인이
맡았다.

반면 "춘향전"은 오케스트라(동경 페스티발오케스트라)만 제외하고
모두 우리나라 사람들이 꾸미는 순수 우리작품.

지휘 장일남씨, 연출 장수동씨, 안무와 무용은 한국무용가 김매자씨와
그가 이끄는 창무회, 분장은 방송가에 이름높은 전예출씨가 맡는다.

주역 춘향은 소프라노 박미혜 박수정씨, 이도령은 테너 임정근
김영환씨, 월매는 메조소프라노 김청자, 변사또는 베이스 김요한씨.

양단장은 "성악가의 수준은 물론, 무대연출 무용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작품을 만들려 애썼다"고 밝혔다.

음악평론가 탁계석씨는 "한일 문화교류는 피할수 없는 과제이며,
저급문화보다는 정통예술을 먼저 교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제하고, "일본은 조명 연출등 무대기술이, 우리나라는 성악가의
수준이 각기 뛰어나므로 교류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을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수동 이종헌씨(올해 5월 공연한 오페라 "안중근"의 지휘자)등
젊은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한 중 일 3국이 함께 오페라를 제작해
순회공연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현재 장씨는 가상의 섬 이어도를 배경으로 환경문제를 다룬 오페라
"섬"을 중국 일본 음악가들과 공동으로 추진중으로, 유진구(중)
박영근(한)씨가 작곡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의 총예산은 10억원이며 일미쓰이 물산이 상당액을 후원한다.

입장권가격은 S석 2만엔, A석 1만2,000엔, B석 8,000엔이며 4,000엔인
C석은 학생 무료입장.

입장권은 재일교포 유학생과 현지 문화계, 경제계인사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작팀은 10일, 출연진은 12일에 출국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