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동방페레그린증권 대리 이형근씨 피살사건의 주범이 일은증권
이원석대리와 오도일대리라고 발표하자 설마했던 증권사직원들은 허탈함에
빠져드는 분위기.

증권사직원들은 "증권업계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고 개탄하면서 가족
이나 주변사람들 보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또 그렇잖아도 주식시장을 복마전처럼 보곤 하는 일반의 인식이 더욱
나빠질 것을 우려.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밝혀진 이원석대리와 오도일씨가 근무하는 일은증권
은 경찰발표가 있자 토요일오후에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

일은증권의 한 임원을 "전체 증권인들에게 면목없다"면서 이날 회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참담한 분위기속에 진행됐다고 전언.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당초 공성통신전자의 작전과 관련됐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개인적인 금전관계인 것으로 발표되자 일단 취약장세에
악재가 희석됐다고 평가.

증권감독원도 현재까진 동방페레그린증권에 있는 이대리의 차명계좌에서
이 회사 주식의 거래부분을 찾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작전세력이 자기가
근무하는 회사에 작전관련계좌를 만드는 법은 없다고.

또 이원석대리가 이미 지난해에 로케트전기주식 작전에 가담했다가 감독원
에 적발된 바 있는 작전통이라는 점도 이번 사건이 작전과 무관하다는
발표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는게 증권가의 반응.

< 정진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