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이 발견되기 이전인 수천년동안 태양계에는 태양의 둘레를 도는
행성이 지구를 제외하고 5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다.

그것들은 지구에서 사람의 육안으로 볼수 있을 정도로 밝은 빛을
발산하는 별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일찍부터 그것들을 오성이라고 일컬었었다.

그중에서도 희미하게나마 가장 쉽게 육안으로 식별할수 있는 행성이
토성이다.

다섯개의 행성중 가장 큰 목성 다음으로 크고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가 하면 목성보다 두배가 넘는 거리에 있는 별인데도
그 모습이 사람의 눈에 두드러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토성을 그처럼 눈에 잘 띄게 하는 것은 적도에 띠처럼 둘러져 있는
환하게 빛나는 고리다.

15년전까지만 하더라도 그 고리는 여러개로서 각기 다른 속도로 토성
둘레를 공전하고 있고 철과 암석으로 된 핵부분의 둘레를 얼음층,유체
상태의 암모니아와 메탄층이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었다.

그러나 1980~81년 두개의 보이저우주선의 토성탐사 결과는 그 고리가
독립된 얼음덩어리로 이루어진 수백개의 동심환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섭씨 영하160도나 되는 토성 표면온도로 미루어 볼때 수긍이 쉽게 가기도
한다.

또 토성의 둘레에는 1966년까지 10개의 위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그 뒤 행성탐사 우주선의 접근관측등으로 8개가 더 있는 것으로 밝혀졌었다.

토성의 위성중 가장 큰 티탄은 지름이 약 5,000km나 되고 엷은 대기층을
가지고 있는 것이 다른 위성들과 다른 점이다.

그런데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의 로웰천문관측소 과학자들이 허블우주
망원경을 이용해 토성 둘레를 공전하는 2개의 위성을 새로 발견해냈다는
소식이다.

이제 토성의 위성은 20개로 늘어나게 되었다.

1781년 아마추어 천문학자였던 윌리엄 허셀이 우연하게도 천왕성을
찾아내 태양계의 지평을 넓힌 것을 시작으로 1840년에는 베를린천문대의
과학자들이 해왕성을 확인하고 또 1930년에는 로웰천문대의 클라이드
톰보가 명왕성을 발견함으로써 미지의 장막을 한꺼풀씩 걷어냈다.

태양계의 행성 숫자를 6개에서 9개로,또 토성의 위성 존재를 18개에서
20개로 확대해나가는 과학자들의 끈질긴 탐구욕이 계속되는 한 미래의
언젠가 우주의 신비를 속속들이 밝혀낼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