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지방자치, 특히 "신3김" 구도속에 출발하게된 지방자치가 기업경영
에 미칠 득실을 따져보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정계개편여부등 정치상황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지자체장 당선자들의 공약을 토대로 지역별 투자여건 분석에 들어가는등
부산한 분위기다.

대체적인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지자체들의 적극적인 투자유치활동으로 각종규제가 풀리는등 경영여건이
개선되는 측면이 있겠지만 3당구도의 분할로 "시어머니"가 늘어난데다
대기업에 대한 개혁조치등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재계는 지방정부가 적극적인 투자유치활동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득춘 한화그룹 비서실 기획담당이사는 "지자체장들이 3년 임기내
"뭔가를 보여주어야"하는 상황이라 경제분야에서의 업적을 쌓기 위해서도
기업유치에 나설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투자에 걸림돌이 돼온 각종 규제
를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데 기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공장부지를 싸게 제공한다든지 인접도로
등 간접자본을 건설해주지 않겠느냐는 설명이다.

기업들은 또 조순서울시장 문희갑대구시장 최각규강원지사등 경제관료나
기업인출신 후보들이 많이 당선됐다는 사실에도 적지않이 고무돼있다.

"경제정책을 다뤄보거나 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만큼 정치논리에
매이지 않고 기업경영여건을 충분히 조성해줄 것"(동아그룹 유정현전무)이란
기대다.

<> 기업들은 그러나 정치상황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3당구도가 재현된데다 1년간격으로 총선과 대선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개각이 거론되고 있어 정부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정계개편" "의원내각제로의 개헌"등 정치변혁설도 심심치않게
나돌고 있어 경제전반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C그룹 K상무는 "정치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몰라 투자집행시기의 재조정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준조세부담이 늘것이라는 점도 걱정거리다.

지금까지는 중앙정부만 상대하면 됐으나 앞으로는 광역단체와 기초단체,
그리고 3당을 모두 "신경"써야 한다.

"시어머니"가 늘어나면 기부금등 준조세가 증가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재계일각에는 "지역등권론"이 지역별 특성에 맞는 경제정책의 수립을
저해하고 심할 경우엔 기업들에 대해서도 "지역등권"에 입각한 투자를
요구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기업들이 염려하는 또하나의 상황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또는 광역단체
와 기초단체간 의견충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입장이 상반될 경우엔 말그대로 진퇴양난에 빠질
수있다.

기업들은 이외에도 지역이기주의로 쓰레기소각장 원전등과 같은 기피시설
의 입지마련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있다.

지자제실시 전에도 여의치 않았는데 유권자를 의식해야 하는 자치단체장
들의 이런 시설의 건설을 용인해 주겠느냐는 설명이다.

<> 기업들은 어쨋튼 금주말이나 다음주초 사장단회의등을 열어 지방화시대
의 기업경영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다음주초 계열사 사장단 전원이 참여하는 회의를 개최해 이번
선거결과가 가져올 정치.경제적 상황변화와 그룹의 투자전략을 점검한 예정.

또 삼성은 29일과 다음달 5일 비설실 팀장회의및 사장단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며 LG그룹은 29일 구본무회장 주재로 그룹정책위원회를 열어 하반기
경영계획과 지방화시대의 전략을 논의한다는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한화그룹은 비서실의 검토를 거쳐 7월10일께 확대사장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기업들이 가장 신경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연고지 이외에서의 사업기반
확보.

5대그룹등 상위그룹이야 대부분 전국에 사업장을 갖고있어 그다지 신경
쓰지않고 있으나 중견그룹들은 지방 중소.중견기업과의 유대강화를 모색하는
등 지방화시대의 발판마련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P그룹 C이사는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사업을 하기위해서는 해당지역의
유망업체와 손잡는 길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장기적으로는 지방대학과의 산학협동체제구축 지역문화사업지원
등도 추진하고 있다.

예컨데는 현대그룹은 현대자동차 매장을 지역문화행사의 장으로 빌려주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