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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경제학회(회장 안충영 중앙대교수)는 한국경제신문사와 공동으로
16일과 17일 이틀동안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하계정책세미나를 갖는다.

''21세기를 향한 한국경제의 세계화전략''을 주제로 벌이는 이번 세미나의
주제발표내용을 요약한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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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산업 세계화전략 ]]]

홍희흠 < 대구은행장 >

세계화의 흐름을 지방의 관점에서 보면 오랫동안 수도권 편중개발에 따른
지방경제의 구조적 취약성과 세계화 기반의 미약으로 앞으로 전개될 세계화
지방화시대를 결코 장미빛으로 볼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지방에는 수도권 거대기업의 분공장들이나 하청 계열기업이 중심을 이루어
생산 및 현장기능에만 편중되어 있어 흔히 하청경제 또는 분공장경제,
대리점경제로도 불리고 있다.

수도권 집중도는 인구와 실물경쩨의 경우 45 ~ 50%, 금융부문은 이보다 더
높은 60 ~ 90%선으로 이웃 일본수도권 집중도의 거의 2배에 달하고 있다.

주민들의 풍요로운 삶이 보장되는 진정한 지방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수도권에 몰려있는 사람(인재) 돈(재원) 권한 정보 등이 지방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중아에 집중되어 있는 각종 행정 및 경제적 권한과 재정력의 일대
개편이 요구됨은 물론 지역마다 개성있고 매력있는 지역사회를 창조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의 사정에 밝고 지역개발에 열정을 가진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일이 시급하다.

지방 산업의 구조고도화를 위해서는 오랜 경험과 기술을 축적해오면서
지역의 성장에 기여해온 지역 특화산업의 고도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산업으로서 지역의 특성에 부합하는 첨단산업과 고부가가치산업을
중점적으로 유치 육성해야 할 것이다.

경쟁력을 상실한 업종이나 공정은 사업전환이나 공장의 해외이전을
유도해 나가되 경쟁가능한 부문은 연구개발과 고부가가치화를 통해 구조
고도화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

지방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각 지역의 경제여건 변동에 탄력적으로
적응하는 ''금융의 지방분권화 체계'', 즉 자립적인 지역금융권의 형성을
촉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막는 한편 그 지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지역형금융기관들의 기능을 강화하고 이들 기관의 신용공여능력을
확대토록 해야 한다.

그리고 지방기업들에 대한 직접금융의 수혜폭을 확대하고 지역민에 대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방 주요 대도시에 본점을 둔
증권회사와 지방 증권거래소, 그리고 지방금융선물시장 및 선물중개회사의
설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실물경제가 자유경쟁의 시장원리를 바탕으로 비교적 다이내믹한 성장을
이룩해온데 비해 금융부문은 상대적인 낙후상을 면치 못한 것이 사실이다.

90년대 들어 금융자율화가 그 어느때보다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고
금융.외환.자본시장의 개방화 자유화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러한 거시적인 금융정책의 기본적인 방향과 구도가 점차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데 반해 미시적인 금융정책 집행에는 아직까지 비명시적인
규제가 많이 남아있다.

금융부문의 공공성을 고려할 때 금융산업의 규제완화에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시장메커니즘에 대한 지나친 불신은 자칫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통한 금융산업의 선진화를 늦추는 요인이 될지도 모른다.

또한 소비자의 다양화하는 금융수요와 정보/통신기술의 눈부신 발달을
배경으로 규모및 범위의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겸업화 대형화 추세에 부응하여
자회사방식이든 자체업무(in-house)방식이든 간에 겸업화 또는 다각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업무영역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국내은행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신인도 제고와 점포네트워크면에서의 열세를 극복키
위한 은행합병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다만 합병은 점포면이나 업무의 전문성및 업무영역면에서 보완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