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은 몸이 익숙한 사람들,옷입고 만나면 낯선 사람들,물만 보면 뛰어들고
싶어하는 사람들,강만 보면 헤엄쳐 건너갈수 있을까 가늠해보는 사람들,
호수만 보면 건너섬까지 헤엄쳐갔으면하는 사람들,물이 좋아 회식도
둘째주 물(수)요일에 하는 사람들.

그래서 "현대스포츠클럽 저녁6시30분 수영상급반"의 또다른 이름이
이수회이다.

자타가 인정할만큼 강도높은 현대수영장의 강습도 물이 좋아 불평
한마디 없이 받아들이는 우리 상급반은 그만큼 수영실력도 뛰어나 4월
중순 대전에서 열렸던 동아 마스터즈 수영대회에서는 각종 금메달,MVP를
거머쥐고 종합우승까지 획득하여 다시 한번 현대수영장의 성가를
드높일수 있었다.

현대수영장은 계동 현대사옥안에 있지만 현대그룹직원은 소수이고
외부인들이 대부분으로서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의미도 있지않나
싶은데 상급반은 특히 여중생부터 할머니 할아버지 모자 모녀 부부등
회원들이 매우 다양하여 활기있고 재미있다.

작년에는 회원간에 부부의 연을 맺은 경사도 있었다.

한달에 한번 회식,봄 가을의 야유회등 옷입고 만나 새롭게 인사하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은데 야유회를 가도 수영으로 뒤풀이를 해야
개운해할만큼 우리 모두는 중증의 수영중독증 환자들이다.

6월1일이 필자에겐 수영강습 만6년째가 시작되는 날이다.

그동안 헤엄친 거리가 약3천 로 서울 부산간을 세번정도 왕복했다싶으니
감회가 새롭다.

국내외 출장시에도 수영복을 챙겨갈만큼 열심히 한결과 원래 취미인
등산 스키도 힘든줄 모르게 되었고 스쿠버 수상스키등 물관련 취미가
새롭게 늘었으며 20대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몸매,4 정도는 헤엄쳐갈수
있는 지구력등 좋은 점이 많이 생겼다.

독일 출장시 공영풀장에서의 나체수영이란 희한한 경험도 그 덕분이
아닌가 한다.

우리 회원은 인정사정없이 몰아치는 이창훈코치 아래 유병성고문(고려대)
이재흥회장(인쇄업) 김호찬총무(사업) 전길화총무(체신부) 반장인 필자
외에 1백20여명인데 회원중에는 건강 날씬 과년한 처녀들이 많으므로
결혼상대를 찾는 총각들은 필자에게 문의하여도 좋을 것이다.

오늘 저녁에도 우리는 여전히 벗고 만나 육수를 보약삼아 마시며
허덕허덕 숨가쁘게 물살을 가를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