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시론] 러시아 시장경제의 잠재력..김석규 주러시아대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러시아가 사회주의 경제체제를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인류 역사상 선례
가 없는 대실험에 착수한지도 이제 4년, 아직 그 성패를 평가하기에는
이를지 모른다.
적어도 수치만으로 보면 그 평가는 오히려 부정적일수도 있다.
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개혁정책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 경제는 계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한 결과 94년말 경제규모는 89년의 60%까지 위축
되었다.
그 와중에서 러시아 국민은 과거 공산주의 통치하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극심한 인플레 실업 빈부격차확대 범죄등 자본주의사회에서나 있는 갖가지
악폐에 고통을 받아왔고 이러한 사회문제들은 가까운 장래 해소될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러시아 개혁정책은 실패했는가.
아니다.
한때 세계 2위까지 차지했던 거대한 러시아 경제가 공산체제로부터 수3년
내에 질서있게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될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
현지에서 관찰한 바로는 러시아 경제는 이제 최저국면을 통과하고 회복과
안정국면에 접어들어 가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95년 1.4분기중 러시아의 GDP와 산업생산감소는 전년 동기대비 5%로,
인플레율은 40%로 각각 억제되었다.
이러한 수치는 아직 건전한 경제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매년 20%이상의 생산감소, 92년 2,600%에 달했던
인플레에 비교하여 볼때 이는 러시아가 개혁정책을 시작한이래 가장 양호한
경제운용실적으로 인정된다.
IMF는 러시아에 대하여 거시경제 안정을 차관공여 조건으로 제시하여
왔는데 지난 4월 65억달러상당의 대기성차관을 공여하기로 결정한 것은
IMF가 러시아 정부의 경제안정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4,5월에 들어서도 GDP감소 둔화와 인플레 하락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여 평가절하 일로에만 있던 루불화가 4월중순 이후부터 안정세
를 보이고 최근 며칠간은 소폭이긴 하나 사상 처음으로 평가절상되기도
하였다.
러시아 경제가 완전한 회복을 하는데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고 이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러시아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투자 부족이다.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자원, 광활한 경작지와 산림, 탄탄한 과학
기술등을 볼때 경제적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사실은 재론을 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현실의 경제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하여는 사회 간접
자본의 확충과 개선, 노후된 생산설비 개체, 우주항공등 유망산업 육성등
각 분야에 걸쳐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나 공공및 민간투자 모두 활성화되지
못해 생산증대와 경기회복이 저해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도 이 문제를 잘 인식하고 긴축재정을 통해 거시경제 안정에
최대역점을 두면서 국내외 투자활성화를 위하여 자본시장 육성, 조세제도
개혁, 내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제2단계 사유화 계획(국영기업 공매처분)등
제반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제개발을 위하여 외국인 투자가 긴요하다는 인식하에 일련의 외국인
투자관련 법령을 작성하였고, 동 법안들은 현재 두마(하원)에서 심의중에
있다.
이렇듯 러시아 경제가 안정화조짐을 보임에 따라 정부가 재정.금융.투자등
각 부문에서 선택적으로 성장정책을 펼수 있게 된 것은 러시아 경제가
아직도 체제변혁의 부작용으로 인한 진통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으로 회생의 희망을 갖게 한다.
러시아와 우리는 보완적인 경제구조, 지리적 인접성에 비추어 상호 호혜적
인 실질협력의 잠재성이 막대하다는 것이 양국의 학자 기업인 정부관리
모두의 일치된 의견이다.
물론 90년 양국수교이래 지금까지 교역 과학 기술교류 수산등 각분야에
걸쳐 관계가 착실하게 발전해왔다.
그러나 현재의 수준,특히 투자부문에서의 실적은 협력 잠재력에 비하여
볼때 결코 만족할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제국은 소련 붕괴이후 러시아시장, 과학및 기술, 풍부한
자원을 겨냥하여 합작투자 증권투자등 각종 형태로 러시아에 진출해 오고
있다.
지금의 정비되지 않은 투자여건하에서 진출기회를 모색해온 서방기업들은
이제 러시아의 정치.경제안정이 확보되고 가까운 장래 투자환경 개선이
기대되면서 러시아진출에 일층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는 서방국가들이 과거에 러시아에 구라파지역(우랄산맥 이서
지역)에 중접을 두던것이 최근 들어서는 시베리아 극동지역에까지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사할린 가스전 개발사업권 취득에서 보듯 일본의 진출도 본격화
되고 있고 중국이 국경무역을 합작투자로 발전시키는 등 양국의 진출도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개발된 자원 보유고인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은 앞으로 우리경제가 계속
확대발전해 나가는데 필요한 많은 조건을 충족시켜 줄수있는 지역이다.
러시아를 통한 EU시장 우회진출, 태평양 연안국의 활발한 경제성장이 멀지
않아 초래할 자원난에 대비한 안정적인 자원 공급원, 식량자급자족, 동북아
지역경제통합에 부응한 한국 경제권확대등 우리의 시베리아와 극동지역
진출은 엄청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노동집약적인 소기업 투자에서부터 자원개발과 같은 대규모
장기사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형태의 진출대상지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이
할수없는 많은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는 러시아에서 만족할만한 투자여건이 조성될때까지
기다리고만 있다.
필자가 접촉한 러시아정부 고위 경제관리들은 이구동성으로 러시아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한시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다.
건강한 사람이 더이상 외부수혈을 필요로 할 이유가 없듯이 자원.과학.
기술.개발경험등 모든 것을 갖춘 러시아가 자본만 축적된다면 무엇때문에
외국인 투자를 애써 요청하겠는가.
러시아는 정치적인 고려나 경제적 지리적 여건을 감안하여 우리와 협력을
적극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결코 우리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다.
우리 정부 업계 모두 러시아진출의 시급성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해야할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7일자).
가 없는 대실험에 착수한지도 이제 4년, 아직 그 성패를 평가하기에는
이를지 모른다.
적어도 수치만으로 보면 그 평가는 오히려 부정적일수도 있다.
91년 소련의 붕괴와 함께 개혁정책이 시작된 이래 러시아 경제는 계속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한 결과 94년말 경제규모는 89년의 60%까지 위축
되었다.
그 와중에서 러시아 국민은 과거 공산주의 통치하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극심한 인플레 실업 빈부격차확대 범죄등 자본주의사회에서나 있는 갖가지
악폐에 고통을 받아왔고 이러한 사회문제들은 가까운 장래 해소될것 같지
않다.
그렇다면 러시아 개혁정책은 실패했는가.
아니다.
한때 세계 2위까지 차지했던 거대한 러시아 경제가 공산체제로부터 수3년
내에 질서있게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될것으로 기대해서는 안된다.
현지에서 관찰한 바로는 러시아 경제는 이제 최저국면을 통과하고 회복과
안정국면에 접어들어 가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95년 1.4분기중 러시아의 GDP와 산업생산감소는 전년 동기대비 5%로,
인플레율은 40%로 각각 억제되었다.
이러한 수치는 아직 건전한 경제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매년 20%이상의 생산감소, 92년 2,600%에 달했던
인플레에 비교하여 볼때 이는 러시아가 개혁정책을 시작한이래 가장 양호한
경제운용실적으로 인정된다.
IMF는 러시아에 대하여 거시경제 안정을 차관공여 조건으로 제시하여
왔는데 지난 4월 65억달러상당의 대기성차관을 공여하기로 결정한 것은
IMF가 러시아 정부의 경제안정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4,5월에 들어서도 GDP감소 둔화와 인플레 하락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여 평가절하 일로에만 있던 루불화가 4월중순 이후부터 안정세
를 보이고 최근 며칠간은 소폭이긴 하나 사상 처음으로 평가절상되기도
하였다.
러시아 경제가 완전한 회복을 하는데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고 이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러시아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투자 부족이다.
러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풍부한 자원, 광활한 경작지와 산림, 탄탄한 과학
기술등을 볼때 경제적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사실은 재론을 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현실의 경제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하여는 사회 간접
자본의 확충과 개선, 노후된 생산설비 개체, 우주항공등 유망산업 육성등
각 분야에 걸쳐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나 공공및 민간투자 모두 활성화되지
못해 생산증대와 경기회복이 저해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도 이 문제를 잘 인식하고 긴축재정을 통해 거시경제 안정에
최대역점을 두면서 국내외 투자활성화를 위하여 자본시장 육성, 조세제도
개혁, 내외국인 투자환경 개선, 제2단계 사유화 계획(국영기업 공매처분)등
제반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제개발을 위하여 외국인 투자가 긴요하다는 인식하에 일련의 외국인
투자관련 법령을 작성하였고, 동 법안들은 현재 두마(하원)에서 심의중에
있다.
이렇듯 러시아 경제가 안정화조짐을 보임에 따라 정부가 재정.금융.투자등
각 부문에서 선택적으로 성장정책을 펼수 있게 된 것은 러시아 경제가
아직도 체제변혁의 부작용으로 인한 진통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으로 회생의 희망을 갖게 한다.
러시아와 우리는 보완적인 경제구조, 지리적 인접성에 비추어 상호 호혜적
인 실질협력의 잠재성이 막대하다는 것이 양국의 학자 기업인 정부관리
모두의 일치된 의견이다.
물론 90년 양국수교이래 지금까지 교역 과학 기술교류 수산등 각분야에
걸쳐 관계가 착실하게 발전해왔다.
그러나 현재의 수준,특히 투자부문에서의 실적은 협력 잠재력에 비하여
볼때 결코 만족할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제국은 소련 붕괴이후 러시아시장, 과학및 기술, 풍부한
자원을 겨냥하여 합작투자 증권투자등 각종 형태로 러시아에 진출해 오고
있다.
지금의 정비되지 않은 투자여건하에서 진출기회를 모색해온 서방기업들은
이제 러시아의 정치.경제안정이 확보되고 가까운 장래 투자환경 개선이
기대되면서 러시아진출에 일층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는 서방국가들이 과거에 러시아에 구라파지역(우랄산맥 이서
지역)에 중접을 두던것이 최근 들어서는 시베리아 극동지역에까지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최근 사할린 가스전 개발사업권 취득에서 보듯 일본의 진출도 본격화
되고 있고 중국이 국경무역을 합작투자로 발전시키는 등 양국의 진출도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개발된 자원 보유고인 시베리아와 극동지역은 앞으로 우리경제가 계속
확대발전해 나가는데 필요한 많은 조건을 충족시켜 줄수있는 지역이다.
러시아를 통한 EU시장 우회진출, 태평양 연안국의 활발한 경제성장이 멀지
않아 초래할 자원난에 대비한 안정적인 자원 공급원, 식량자급자족, 동북아
지역경제통합에 부응한 한국 경제권확대등 우리의 시베리아와 극동지역
진출은 엄청난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노동집약적인 소기업 투자에서부터 자원개발과 같은 대규모
장기사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형태의 진출대상지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이
할수없는 많은 기회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는 러시아에서 만족할만한 투자여건이 조성될때까지
기다리고만 있다.
필자가 접촉한 러시아정부 고위 경제관리들은 이구동성으로 러시아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한시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당연한 얘기다.
건강한 사람이 더이상 외부수혈을 필요로 할 이유가 없듯이 자원.과학.
기술.개발경험등 모든 것을 갖춘 러시아가 자본만 축적된다면 무엇때문에
외국인 투자를 애써 요청하겠는가.
러시아는 정치적인 고려나 경제적 지리적 여건을 감안하여 우리와 협력을
적극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결코 우리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다.
우리 정부 업계 모두 러시아진출의 시급성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해야할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