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환율이 장중 한때 달러당 7백57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91년 12월이후 3년6개월만이다.

원화가 초강세를 보이자 한국은행은 즉각 외환시장에 개입, 급락하는 환율
을 "원위치"시켜 놓았다.

이에따라 이날 평균환율은 7백59원선으로 전일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는 앞으로의 환율전망에 매우 고심하는 분위기다.

당국의 개입이 계속될지 불투명한데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다시 달러화의
추락이 좀처럼 멈출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외환딜러들은 국내외환시장의 달러수급상황을 볼때 당분간 원-달러환율은
7백60원선 안팎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달 10일이후 7백60원대에 머물고 있던 환율이 31일과 1일 급락현상을
보인것은 수급균형이 일시적으로 깨졌기 때문이란 진단이다.

기업들이 월말의 밀어내기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화를 원화로 바꾸는 과정
에서 은행들이 달러화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롱포지션(long position)상태가
됐다는 지적이다.

월초로 들어서면서 2일(금요일)과 5일(월요일)의 수입결제수요가 4억달러로
예상되는등 기업들의 달러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달러수급이 균형상태가 되고 환율도 안정을 찾을 것이란게 딜러들의
전망이다.

정부가 환율을 7백60원 밑으로 떨구지 않을 것이란 "사인"도 급격한 원화
절상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은 올들어 환율이 7백60원이하로 붕괴될때마다 외환시장에 개입해
오곤 했다.

이날도 환율이 7백56원대를 기록하자 즉각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7백50원대로 떨어질 경우 수출업체들의 부담을 우려해서다.

한은의 개입 물량은 아직 그렇게 많은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개입한다는 자체가 7백60원밑으로는 떨어뜨리지 않겠다
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딜러들도 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

이같은 심리적요인도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고 있다는게
딜러들의 얘기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환율이 지금보다는 더 절상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선진국들의 달러화 폭락을 막기위한 공동전선을 구축
했지만 달러약세를 구조적으로 막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때문이다.

정부도 과열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사실상 어느정도의 원화절상은 용인
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중앙은행이 개입하는 마지노선도 점점 하향조정될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 육동인.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일자).